그리고 내가 별로인 사람은 나를 좋아한다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으로,
남이 할 때는 비난하던 행위를 자신이 할 때는 합리화하는 태도를 이르는 말.
나는 28살까지 연애를 해본 적이 없었다.
(28살에 첫 연애를 경험했다.)
그 말은 즉,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짝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연애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모솔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알아채기 힘든 표현을 하거나 급발진 플러팅을 하기도 한다.
급발진 플러팅에 해당할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성격과 상반되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는 순간
나는 꽤나 직진을 한다.
그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걸 모를 수 없을 정도로.
필요한 것을 챙겨주고, 이것저것 선물하고, 편지도 쓰고
그리고 나름의 플러팅도 한다.
그 사람이 있는 곳을 서성인다거나,
대화를 통해 연애여부와 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어떠한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자주 연락하려고 한다.
나는 최선을 다해 표현한다.
그때의 마음은 오로지 내 감정이 그 사람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고려요소가 아니다.
그것까지 고려하게 된다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지금까지의 짝사랑에서는 이런 나의 표현에
상대방이 별다른 반응이 없고
호감이 전혀 없어 보이는 태도를 보였다.
그들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현실을 알아도 포기가 잘 안 된다.
그래서 관계가 멀어지고 자주 보지 않게 되고서야 마음을 정리한다.
여기까지 나의 상황. 나의 짝사랑 이야기다.
반대로 내가 전혀 관심 없고,
나에게 관심을 갖는 게 불편한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것을 눈에 보이게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겠지.
최선을 다해 플러팅을 하기도 한다.
그때 나는 불편한 감정과 더불어 '정말 싫다.' '꼴값이다. 제발 그만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기도 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철벽을 친다.
불편함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관심이 없다는 것을 표현한다.
그 사람의 그 행동을 멈추기 위해서.
지금까지의 선택적 철벽은 잘 통한 것 같다.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결국 대부분 포기하고 '그 불편한 행동'을 그만두었다.
여기서 생각해 보게 된다.
나를 좋아하지 않던 그들에게도 나의 행동이 '꼴값'으로 느껴졌을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겠지.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나가기에는 후회할 미래가 더 아쉽다.
흑역사가 남더라도 그냥 지르는 게 후회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짝사랑하는 입장을 아니까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애매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호의가 아닐지도 모른다.
나의 철벽은 정확한 나의 의사표현이며,
그들이 빠르게 단념하고 다른 사랑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나의 배려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의 짝사랑에 매몰차게 철벽을 친다면
나는 배려라고 생각하지 않고 상처를 받겠지.
어쩔 수 없는 사랑의 내로남불이다.
오늘도 난 그렇게 사랑의 중심에 서서 내로남불로 행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