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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단호박을 수출해 봅시다-(2)

농가에 출장을 가서 어떤 상태로 작업이 가능한지 확인하였다. 사진을 찍어 바이어에게 보내주니, 샘플을 받을 수 있냐고 하였다.

예천의 농가에서는 10여 년 전 일본으로 단호박을 조금 수출해 보고 10여 년 만에 다시 수출을 해보는 거라고 하였다. 예전에 일본으로 수출할 때 검역조건이 너무 까다로워서 한 컨테이너만 진행하고 진절머리가 나서 그만뒀다고 하였다.

20톤을 첫 물량 1 컨테이너 분이었다. 20톤이면 많은 양은 아니지만, 첫 사업으로써 부담이 되는 양이었다.

샘플을 받은 D이사님에게 회신이 왔다.

“사이즈가 균일하지 않아 보이며, 깨끗하게 세척된 것이며 좋겠습니다.”

“사이즈는 900g -1100g으로 작업할 예정이며, 가격은 kg당 USD1.30입니다. 세척은 원래 단호박 수출을 할 때 진행되는 기본작업입니다.”

몇 차례의 오퍼와 카운터 오퍼가 왔다 갔다 한 뒤, 제안한 가격보다 조금 낮게 절충된 가격으로 40피트 1 컨테이너를 계약하였다.

단호박 작업을 끝내고 컨테이너에 상차하는 날이 다가왔다. 뭔가 하나를 이루어냈다는 성취감과 클레임에 대한 불안감이 공존하였다. 농산물 무역을 하면 클레임에 대한 불안감은 항상 존재한다. 아니나 다를까 무게이슈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20톤이나 되는 단호박 중 일부 호박의 무게가 수분이 증발하면서 7-800g대 호박이 나오기도 하였다. 물론 바이어 측에서는 이런 제품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이 사항에 대해 디펜스 하기 위해 여러 자료를 보여주면서 바이어를 설득했다.(물론 설득은 쉽지 않았다.)

바이어 측에서 100% 재작업을 진행하였고, 약 20%의 제품이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무게의 제품이 도착하였다고 했다.

클레임이 걸렸지만 급한쪽은 바이어 측이었다. 단호박이 10월 11월 두 달 동안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음 2 컨테이너를 더 계약한 뒤 가격을 조금 내려주는 선에서 클레임을 정리하였다.

2대 더 싣는 동안, 바이어가 3대 더 찾아줄 것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동기작 단호박은 가격이 맞지 않아서, 계약하기가 쉽지 않았다.

P.S. 후에 만난 C담당자 말에 의하면 미달된 단호박과 초과된 단호박을 처분하느라 자신이 굉장히 고생했다고, 생색을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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