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할 힘을 준 상처
푸른 별
새파랗게 번진 불빛들이 온 대지에 번식하여 공터에 안착했다.
깨알 같은 주근깨처럼 불규칙적이지만 그 깊이에 풍덩 빠져 남빛 황야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 자국은 표피 아래 얕은 바다에서 탄생하였다. 공이 아래팔 안쪽에 몇 번이고 부딪혔다.
튕길 때마다 느껴지는 타격감은 꽤나 통쾌하고 시원했다.
순식간에 핏줄들은 한여름밤의 불꽃들처럼 팡팡 터졌다.
시간이 지나 새파란 웅덩이들이 흐릿해져 갔고, 나는 그들을 붙잡았다.
태양보다 따스했고 유리보다 투명했던 그들이 증발되지 않았으면 했다.
그들이 말했다.
"어째서 너는 우리를 붙잡는 거야? 우리는 보기 흉한 존재들이야.
잠시 머물다 떠날 출혈의 신호일 뿐이라고.
부탁이야. 창백한 통증을 동경하지 말아줘."
나는 내 마음속을 휘젓고 다니는 어둠을 응시하며 말했다.
"너희는 흉측하지 않아. 너희들이 내게 살아갈 힘을 실어주고 있는걸.
있지, 내 몸은 영원토록 멀쩡해 보여야 하는 저주에 걸렸거든. "
"대체 누가 너에게 그런 저주를 건 거야?"
"글쎄, 아프면 버려질 거란 믿음을 가져버린 나이지 않을까.
그러니 이 잔혹한 일상의 쳇바퀴를 너희들만이 부술 수 있어.
시리도록 고운 얼룩들은 감춰있던 아픔을 드러내 주는 걸.
조각 난 홍채에 새겨진 벽색 점박이들은 생명의 고귀함을 망각했던 나를 일깨워 주었어.
너는 나에게 있어 푸른 축복이야. 나에게 치유할 힘을 불어넣어 줘서 고마워."
초저녁의 노을빛 살결에 수놓았던 청무늬들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러다 밤하늘의 구슬들이 서로 반짝임을 주고받는 모습에 투영되어 서서히 희미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