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더 시커멓게 붉어져만 가는 내
두 손
출렁이는 얼굴을 두 손에 포개어
오지 않을 봄을 욱여넣는다
타닥타닥 치밀한 광란의 불꽃들은
나에게만 보이는 것
까만 두 손과 맞잡고 이룩한 축제와 공연
천국보다 진짜여야 할 드높은 행복의 나라
손에 손을 맞잡고 손뼉 치며 빙글빙글
먹잇감은 지상에 내려앉은 꼭두각시
신의 등장에 기겁하며 그간의 굶주림도
잃어버려 너나 할 것 없이 맨 발로
우르르 허겁지겁
가진 거라곤 두 손뿐이면서
기꺼이 똑 꺾어내 살포시
바구니에 담아낸다
한철 입꼬리 봄의 꽃밭이 활짝 피어
장작으로나 쓰일 토막으로 돌아올수록
더더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더더 시커멓게 타들어가는데
더더 시커멓게 붉어져만 가는 내
두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