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때가 아니다 아니다
극야(極夜)
백야 시야 다 멀어버린
저 먼 산 꼭대기 부엉이
두 눈만이 휘영청
언 호수 아래 차차
멎어가는 붉은 피와
그 위로 얼어붙은 발
그 하얀 오리 한 마리를
참 멀리서도 마디마디
지켜본다
다 알면서도 나지막이 펄럭이던 하늘 구름
잘도 가려 버린 그 새
이에 맞춰 저의 마지막을
읊조리니
아직은 때가 아니다 아니다 하시어
이 땅에 오천칠십네 번 나고 자라
차마 자식을 버리지 못해
나를 버린 당 신
다 풀어헤친 마음만
빙빙 돌다 가
버리고
용서할 엄두
그 하나쯤은
허락해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