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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극야(極夜)>

아직은 때가 아니다 아니다

by 심야



극야(極夜)



백야 시야 다 멀어버린

저 먼 산 꼭대기 부엉이

두 눈만이 휘영청


언 호수 아래 차차

멎어가는 붉은 피와

그 위로 얼어붙은 발

그 하얀 오리 한 마리를

참 멀리서도 마디마디

지켜본다


다 알면서도 나지막이 펄럭이던 하늘 구름

잘도 가려 버린 그 새

이에 맞춰 저의 마지막을

읊조리니


아직은 때가 아니다 아니다 하시어

이 땅에 오천칠십네 번 나고 자라

차마 자식을 버리지 못해

나를 버린 당 신


다 풀어헤친 마음만

빙빙 돌다 가

버리고


용서할 엄두

그 하나쯤은

허락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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