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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가 나라서 미안합니다>

어디로 가야

by 심야



내가 나라서 미안합니다



책상 위 자수정 하나

자꾸만 울리길래

여보세요

귀 대고 전화받아

대답 없다


손 틈틈이

울퉁불퉁 삐죽

튀어나온 결정체들


먼지들 끓는 빈 대지 위에

팔다리 쭉쭉 느러나고

스멀스멀

주먹손 왼손

떨어뜨린다


별생각 없고

쭉쭉 걷는다

쭉쭉 흐멀흐멀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사는구나 모든 것이


쓰윽 뿌리째 아사간 오

아시스

전날 깨뜨린 자수정

하나


어디로 가야 내가

나이지 않을 수 있을까

맴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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