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삶
작년부터 집과 가까운 곳에 있는 장애인복지관 보조강사 일을 하게 되었다. 올해는 꿈다락이라는 지역 문화예술 교육에도 참여했다. 전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생활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을 때 문득 이웃 언니의 말이 떠올랐다. 그림을 배우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고, 늘 비용 걱정을 하며 망설이다가 돌아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몇몇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문화적으로 낙후되어 있는 이곳에서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내가 가진 것으로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은 지난봄부터였다. 문화예술 관련 강의를 듣기 위해 토요문화 학교 선생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중요하게 다뤄진 몇 가지 키워드 중에 나에게 꽂힌 단어는 “창의적인 삶”이었다. 나는 창의적인 삶을 살았던가? 예술을 한다고 해서 창의적인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강의에서 말한 창의적인 삶이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나와 지역 문화를 성장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난해 우리 동 노인정으로 쓰던 공간이 독서실로 바뀌었다. 그곳이 아이들의 놀이와 교육의 공간이 되기를 기대했지만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질 않는다. 나조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지나가다 은근슬쩍 쳐다보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으니 그 속으로 발을 내디뎌야겠다.
우리 동네가 점점 재미있어지는 나는 과연 창의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