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7.03-25.07.09

by 김서하

멋대로 보지 말라 네 눈을 멀게 하마

세차게 몰아붙여 고개를 꺾어주마

나 홀로 휘황찬란 빛나 너희 무릎 꿇리리

― F23. 태양왕


푸르스름 빛나길래 그 끝을 눈 쫓으면

반대편서 쓸데없다 내쪽으로 쳐내버린

빛덩이 나한테 눈 흘기나 손을 들어 겨우 피해

― B28. 무지개 반사


불소의 싸늘함이 입안을 채우길래

황급히 시계 보니 어느새 십분 됐어

냉수가 얼음물 되어 나태함을 벌주네

― A25. 오늘 아침의 교훈


달려가는 쥐 한 마리 어찌나 귀여운지

다음날 마주친 건 피를 물고 자는 쥐

비둘기 으스러진 채 쥐와 함께 늦잠 자

― C28. 나도 늦잠 자고 싶다


굳이 힘 빼지 마 얼마나 간단한데

옥상까지 올라가기 너무 귀찮잖아?

이리 와, 나랑 같이 눕자. 편안하게, 영원히.

― D26. 굳이 올라갈 필요 있어?


졸리지 않더라도 눈꺼풀 감고 싶어

몽상에 아른거려 잠 못 이룬 저녁이네

샛별이 반겨주더라도 무엇 하나 안 기뻐라

― B27. 보고 싶어


바닷가 떠밀려온 허연 덩어리가

보랏빛 촉수 펼쳐 모래를 움켜쥐고

그 자태 눈 위에 드리워져 유리 같이 날 비춰

― D24. 표류한 것


목요일 연재
이전 13화25.06.26-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