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7.10-25.07.16

by 김서하

조금 있어 나 갈 때에 빈 자리 없으라고

하나씩 작은 것들 못 이룬 큰 일들도

모두 다 준비했건만 미련 없이 날 보내네

― E22. 미련이 없으라고 한 건 맞지만


이불 아래 후끈후끈 땀이 차서 걷어내면

찬 기운이 설렁설렁 이불대신 내 몸 덮어

아이고 열탕인가 빙탕인가 뭘 골라야 좋을까

― A20. 반반 무마니


내뱉지 않는다면 안쪽부터 타들어가

구토의 갈증으로 아무것도 뵈지 않아

목구멍 그을린 아픔에 생각없이 뿜었어

― E29. 극언고토


버스 창문 꽉 끼었나 용을 써도 안 열리고

온 몸으로 당겨 봐도 손목으로 두들겨도

요동도 하지 않은 채 아픈 손만 비웃네

― A24. 손톱으로 잠긴 문 긁기


초승달에 앉아 있다 해를 피해 숨었지만

어느새 가득 차서 보름 끝에 매달렸어

잡은 손 저릿저릿해서 일어나니 깔렸었네

― B31. 보름간 꾼 꿈


모르다니 운 좋구나 세상일에 깜깜하니

네 빛으로 잡아끌곤 무심하게 가만있어

나 또한 너가 되어서 반짝이고 싶구나

― D33. 유리조각 1


가슴이 조이면서 뇌가 떨어지고

힘겹게 눈을 뜨면 매번 보는 천장 얼룩

일어나 바로 서자마자 휘청이는 두 다리

― F35. 오늘 아침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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