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7.24-25.07.30

by 김서하

해낸 거야? 해낸 걸까? 그 고생이 열매 맺고

버려진 내 시간이 버려진 게 아니었어?

기쁨에 타오르다가 넘어져서 다 흘렸네

― A35. 결국에는


걸레를 쥐어짜듯 세면대서 손빨래한

내 얼굴이 찡그러져 한 점으로 모여버려

물 짜내 건조하기 위해 사람 보며 말려 봐

― C32. 삭막하기도 하지


네 처지가 부럽구나 부서진 유리조각

화합물의 통제 없이 견고히 묶여 있어

별빛을 품지만 않고 모두에게 뿌리고파

― D37. 유리 조각 갈망


쏟아지는 태양열에 만물이 신음하네

사람도 잎사귀도 누렇게 말라가고

한증막 되어버린 내 집에서 서글프게 쪄지는 나

― F30. 아비지옥


똑바르던 흰 책장들 제각기 뒤틀려서

책의 형태에 기대 겨우겨우 서있지만

언제나 곧을 거라고 기대할 순 없겠지

― B14. 책장이 먼저일까


끝낸다 끝낼 거다 말만 하고 미뤄두는

저 행동 참지 못해 끝내주려 찾아가다

손바닥 발바닥이 되게 비는 꼴에 관뒀어

― E26. 내가 내게 하는 사과


땅 아래서 길 밝히는 규칙적인 별들 있어

하나씩 스쳐가며 한없이 다가오네

구태여 인사 건네면 지친 대답 돌아오네

― D34. 연중무휴 어둠을 몰아내기

목요일 연재
이전 16화25.07.17-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