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11-25.12.17

by 김서하

성급히 일어섰다 삼 초 후에 찾아왔어

머리에 피 빠지고 눈 앞이 컴컴해져

의자에 스러지고 말아 겨우 숨을 되찾아

― A55. 잠깐의 후회


속이 후련해라 남김없이 게워내고

질질 떨어지는 토사물을 흘려대면

가슴께 아파오는 게 속 상해서 눈물 나

― C41. 다 해버렸어


완성은 벗어나는 것 내 손을 떠나는 것

미약한 시작과 끝 창대히 여기는 것

눈 돌려 잊으려고 해도 마음속에 묶인 것

― E37. 완성작


시린 공기 따뜻한 몸 무섭게도 얼어붙여

수건으로 훔치기 전 순식간에 말라붙어

차갑다 느끼지도 못하고 이만 덜덜 떨었어

― F51. 겨울 샤워


오늘은 겨울인데 이상하게 따스한데

여전히 얼어 있는 조그마한 얼음 둔덕

삶 향한 집착인 걸까 부러 밟고 넘어져줘

― A33. 동상이몽


날마다 옷 바꾸는 밤하늘의 주인이여,

뭐가 싫어 말도 없이 조금씩 멀어지오?

아하하! 달마저 우리를 저버리고 말았네!

― B8. 꼴도 보기 싫었구나


오늘은 누군가의 마지막 소원이야

그러니 부끄럼 없게 충실히 살아가자

거짓말. 그가 원하던 건 내 오늘이 아닌데

― D5. 진짜 소원도 모르면서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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