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문장들-
'회전목마'-'영원히 돌아가는 회전목마를 간직하기'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 그림/글, 시공주니어, 1996. feat.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앙리 까르띠에 브래송의 ‘결정적 순간’을 대표하는 작품은 ‘생 라자르 역 뒤에서, 파리 1932’일 것이다. 생 라자르 역 앞의 물 위를 뛰어가는 한 남성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언뜻보는 순간 무엇인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세히 살펴보니 유사한 이미지들이 한 장에 사진 속에 많이 담겨있다. 우선 물에 비친 그의 그림자는 물 위를 건너 뛰는 남성과 같은 모습이다. 그리고 뒤쪽에도 한 남성이 있다. 역시 그의 이미지도 물 위에 비친다. 그림 속에는 포즈를 취하는 여성의 이미지도 볼 수 있다. 역시 그 이미지도 물에 비친다. 우연히 포착되었다고 생각하기 힘든 ‘결정적 순간’이다. 배경 역시 철로 만들어진 담은 위쪽에도 비슷한 모양이어서 조화로운 구도를 이루며 묘하게 안정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브레송은 “평생 결정적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하길 바랐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내겐 ‘결정적 순간’을 찾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는 이야기이거나 모든 순간은 지나가면 다시 오지 못할 유일하고도 소중한 시간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의 ‘회전목마’는 ‘우리를 다시 살 수 있게 하는 힘’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그림책이다. 색채가 화려하고 독특한 그림으로 잘 알려진 작가의 작품인 만큼 그림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재미 또한 좋은 작품이다. 나는 이 책의 내용에서 언어로는 표현하기 힘든 깊은 감동을 받았다.
해마다 놀이동산이 찾아오는 마을에 사는 로지와 그의 오빠 톰은 놀이동산에서 회전목마를 가장 좋아한다. 로지는 회전목마를 타며 “이 회전목마를 영원히 탈 수 있으면”이라고 하면서 놀이동산이 며칠 뒤에 다른 마을로 갈 때 무척 슬퍼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해 겨울 로지는 무척 아프고 봄이 되어서까지도 병은 낫지 않는다. 진찰하러 온 의사는 가족들에게 로지에게 희망을 주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오빠인 톰은 친구들을 불러서 함께 분수대에 동전을 던져서 로지의 쾌유를 빌고, 장난감 가게로 가서 작은 회전목마 모형을 사온다. 친구들은 로지에게 각자 그린 그림을 선물한다. 친구들이 준 그림은 회전목마에서 로지가 좋아하는 오브제들이다. 눈송이와 시계와 캥거루와 유니콘, 왕자등을 그린 그림들이다. 침대에 회전목마 장난감과 친구들의 그림을 놓고 잠이 든 로지는 그 날 밤에 꿈을 꾼다. 꿈 속에서 로지는 회전목마를 타고 차가운 밤공기 속을 여행한다. 회전목마는 로지에게 “시간이 가장 좋은 약이랍니다.”라고 노래를 불러준다. 회전목마의 의자에 앉아 밤마다 읽던 책 속의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캥거루 품 안에 포근하게 싸여 날아가기도 하고, 아름다운 밤하늘에서 달을 쫓고 별을 잡기도 한다. 회전목마를 타고 부드러운 밤하늘을 여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난다. 로지는 다시 건강해졌다.
그리고 곧 로지는 다시 놀이동산에 가게 되었다. 회전목마를 탄 로지는 회전목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놀이동산이 다시 떠날 때에 이제 로지는 슬퍼하지 않는다. 영원히 돌아가는 회전목마와의 아름다운 추억이 있으니까 말이다. 마지막 그림은 회전목마의 그림을 벽에다 붙이는 로지의 모습이다. 아마도 회전목마는 벽이 아닌 로지의 가슴 속 가장 깊숙한 곳에 붙어있을 것이다.
이번에 놀이동산이 마을을 떠날 때에 로지는 다른 아이들처럼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영원히 돌아가는 회전목마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으니까요.
‘회전목마’는 아마도 로지에게 가장 소중한 대상일 것이다. 그리고 극도로 아팠을 때 ‘회전목마를 타고 싶은 소망이 충족’됨으로써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을 것이다. 로지의 꿈이 로지에게는 ‘결정적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결정적 순간’을 위해서 의사는 왕진을 오고 가족들에게 처방을 내리고, 오빠와 친구들은 선물을 준비히고 기도를 한다. 인생의 모든 순간이 그 결정적 순간을 뒷받침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나름대로 모든 순간은 소중하다. 로지는 이제 직접 ‘회전목마’를 타지 않아도 사랑과 감사의 경험을 했기에 마음속의 회전목마로도 충분할 것이다.
마지막 장에 마을의 다른 아이들은 놀이동산이 떠날 때 슬퍼하지만, 로지는 더 이상 슬퍼하지 않 는다. 병으로 인한 깊은 절망 속에서 오빠와 친구들의 도움으로 만낙 된 회전목마로 로지는 ‘사랑’에 대해서 깨닫게 된 것일 것이다. 그런 로지는 전보다 훌쩍 성장해 있을 것이다.
1. 이 책에서 찾은 기쁨의 문장은 "이번에 놀이동산이 마을을 떠날 때에 로지는 다른 아이들처럼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영원히 돌아가는 회전목마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으니까요. "이다. 자신의 노트에 그대로 옮겨 써보자.
2.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결정적 순간'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순간의 기쁨에 대해서 나만의 문장을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