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조용히 나를 응원하는 시간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그저, 세상의 소음과 한 걸음 떨어져 조용히 머무는 시간이 좋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의 나는 자꾸만 ‘나’에게로 돌아온다. 북적이는 대화의 파도에서 살짝 빠져나와 ,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카페에 앉아 책장을 넘긴다. 이때 느껴지는 숨이 너무 좋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좋은, 이유도 목적도 없이 충만한 순간이다. 이제야 알 것 같다. 무었간를 이루지 않아도, 혼자여도 충분히 좋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어릴 적에는 ‘혼자’라는 말이 곧 결핍 같았었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보면 괜히 안쓰러운 눈빛을 보냈었다. 마치 무언가가 부족한 사람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알게 되었다. 혼자는 결핍이 아니라 선택이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느끼는 고독보다, 혼자 있을 때의 고요는 훨씬 따뜻하고 단단하다. 그 시간은 오롯이 나는 돌보는 시간이다.
반쯤 녹아 흐르는 아이스크림을 천천히 떠먹으며 창밖을 바라본다. 강아지가 느린 걸음으로 산책을 나서고, 누군가는 오후의 나른한 햇살을 즐긴다. 나는 이 소소한 풍경 안에서 고요히 숨 쉬고 있다.
누군가 내게 물었다.
“요즘 왜 이렇게 조용해?”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제야 내 목소리가 잘 들리거든요.”
우리는 늘 ‘뭔가 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애쓰다 보면 정작 중요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자주 잊곤 한다. 그러니 가끔은 멈춰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순간을, 내 마음의 쉼표를 허략해야 할 것이다.
조용히 나를 응원하는 시간.
그 시간이 지금 내게는 가장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