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의 기록, 조각 둘

외전: 우울증 진단 초기, 나의 기록

by 그냥나

7월 19일의 기록, 금요일은 좋아


오늘도 네 시간쯤 자고 깨고, 그 뒤로도 한 번 더 깼다. 새벽 세 시에 눈 뜨는 건 이제 익숙하다. 이번 주에는 꼭 수면제 처방을 받아야겠다. 스트레스 받는 꿈을 연달아 꾸었다. 어제가 힘들었나 보다. 오늘은 부담없이 편안하게 지내보자, 꼭. 다시 조금이라도 자야겠다. 나를 위한 아침을 먹고 출근해야겠다.


성과 없이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다들 성과에 집착한다. 내 생각보다 더. 뭔가 그런 집착없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일은 그냥 돈 벌려고 하는 거다. 이것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 뭘 좀 여쭤보려고 전화드린 유관 부서 담당자님이 너무 친절하셔서 감동받았다. 이런 사소한 것에 감동을 느낀다.



7월 20일의 기록, 오락가락 그래도 괜찮아


병원에 다녀왔다. 잠을 계속 못 자서 걱정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약 용량 조절이 없었다. 일단 더 먹어보자. 2주로 병원에 가는 주기가 늘어서 걱정이 되기도 하고, 나아지고 있는 신호 같기도 하다. 혼자 있는 시간은 늘 두려운데 낮잠을 자고 친구와 영상통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니 지금 나아졌다. 피곤함에 짜증이 조금 나는 순간도 있었지만.


보통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기록을 남기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주말은 큰 기록을 남기지 않게 된다. 빨래와 청소, 쓰레기 정리 등 해야 할 것들을 스스로 척척해내는 내가 좋다.


루틴을 다시 잡고 생산적으로 살아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져서 그건 고민이다. 그렇게 성급할 필요는 없는데- 싶다가도 요즘 그냥 너무 나태한 느낌이다. 그런데 내가 감당 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



7월 21일의 기록, 조금의 불안 그래도 괜찮아


동생을 보내고 울적했지만 이겨냈다. 해야 할 공부를 또 안 한 게 마음에 걸리지만 내일부터는 정말 한다.


아무와도 소통하지 않으면 또 불안해지기 때문에, 친구랑 전화하며 오후를 버텼다. 일에 대한 걱정은 한결 줄어든 것 같고 잘 해낼 거라는 미음이 생겼는데.. 자격증 공부와 먼 미래에 대한 고민은 그대로다.


밤에 자꾸 깨니까 주말엔 낮잠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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