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우울증 진단 초기, 나의 기록
8월 1일, 졸려요 그냥
새벽에 깨는 바람에 다시 잠드는 데 오래 걸렸지만, 지난 주처럼 불쾌하게 자주 깨는 것 같지 않고 안정되고 있는 것 같다. 피곤함도 조금 덜..한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래도 새로 바꾼 약에 수면 관련 약이랑, 신경전달물질 조절하는 약들이 있는데 아직 부작용 없이 잘 맞는 것 같아서 좋다.
새로 산 텀블러랑 좋아하는 티백 들고 출근!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살자. 마인드 차이가 진짜 나를 만드는 것 같다. 나는 나의 행복을 찾고 누릴 권리가 있다.
점진적 근육이완법을 어젯밤에 처음 해봤는데, 진짜 긴장 상태에서의 기분이 좋지 않았다. 꾸준히 따라해서 신체적으로도 나아지면 좋겠다. 저녁에 자꾸 졸려서 자는 게 아쉽다. 그래도 설거지랑 정리 다 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8월 2일, 금요일 사랑해요
남과 비교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으니 진짜 평온해진다. 친절한 사람들과 일하는 것은 큰 축복이다. 사소한 메일 속 인사로 기분이 좋아지는 게 참 좋다.
사실 여전히 잠을 깨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전만큼 심하지 않고 그것 때문에 과하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같다. 저녁에 자꾸 피곤해서 잠드는 건 고쳐야 할 듯. 그래도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해서 감사하다.
8월 3일, 뒹굴뒹굴
오늘도 여전히 깼으나 다시 잘 잤다. 첫 번째 꿈에서 공황이 왔는데, 엄마가 다른 사람들한테 '그러게 왜 그랬냐'는 식으로 소리쳐서 괜찮다고 달랬다. 또 다른 사람들이 달래주러 나왔다. 그리고 잠에서 깨서 화장실 갔. 잠 깨서 화장실 가는 날이 많이 줄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여러 번 갔다.
하루종일 누워만 있었더니 두통이 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평온하다.
8월 4일, 폭식
오늘은 자는데 누가 내 등을 톡톡, 그것도 세 번이나 그랬다. 동생이 날 깨운 건가 했더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꿈 잘 꾸고 잘 자고 있었는데! 저녁에 수면 약을 먹고 해도 사실 잠드는 게 빨리 이루어지진 않는 듯하다. 여전히 깨기도 하고. 그래도 중간에 깼을 때 "빡침"과 스트레스는 많이 줄어들었다.
빨래랑 청소를 열심히 한 게 마음에 든다. 음식이 갑자기 막 땡겨서 너무 많이 먹었다.
8월 5일, 그만 자자
새벽에 또 깨다. 이번엔 휴대폰 하느라 한 시간을 그냥 보낸 덕에 늦게 잠들었고, 알람 듣고서야 깼다. 근데 알람 듣고 깨는 게 나한텐 축복이다. 먼저 깨는 게 수도 없이 많아서 그런가.
뜨개질을 시작했다. 현실 도피용 취미기도 하고 심신 안정용이기도 하다. 이러나 저러나 안 하는 것보다 낫다! 아침부터 평소보다 일찍 준비하니 여유가 넘친다. 쓰레기들도 다 처리하고 나왔다. 개운하다.
남과 비교하려 하다가도 의사 선생님 말씀을 떠올리게 돼서 안정을 찾는다. 명함도 나왔다. 나에게는 소속감이 너무 중요한 것 같다. 저녁에 잠을 안 자야 약을 먹어도 안 깰 텐데..
8월 6일, 바쁘다 바빠
사실 오늘은 정신없이 바쁘기도 했고, 피곤해서 기록할 생각도 못했다. 기록하지 않는 건, 사실 내게 안정적인 하루를 뜻해서 좋긴 하다.
업무가 주어졌지만 데드라인이 정해지지 않아 그냥 퇴근을 했는데, 퇴근 후에 업무가 오늘까지였다고 들었다. 당황스러웠다. 정신 건강이 많이 안 좋았을 때, 이런 연락을 받았으면 제대로 멘탈 깨졌을 텐데 다행히 건강한 상태라 그냥 가볍게 넘길 수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