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편 소중한 날은 쉽게 잊혀 지고

by 라이프스타일러

남편은 바쁘다는 이유를 대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줄 안다. 마치 면죄부를 얻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아내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어림없는 소리다. 바쁜 건 바쁜 거고 신경 써야 할 일은 신경을 써야 한다.

아무 일도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인해 부부 싸움은 커진다. 아무 일도 아닌 일의 정의도 남편 혼자의 생각이다. 싸움의 발단은 언제나 남편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다.


아내는 남편이라는 사람의 생각이 괘씸하다. 언제는 죽자 살자 쫓아다녔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결혼 기념일을 잊어버리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안는다. 오직 널 위해 살아 가겠다고 해 놓고 너의 존재도 까맣게 잊고 산다. 이것은 어이없는 배신이다.


처음 마음 한결같이 죽을 때까지 변함없을거라 했다. 그런 맹세는 어디 가고 뻔뻔함만 남아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어쩔 수 없다고 하는 생각도 아내의 동의를 받아 본 적이 없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결혼할 때의 맹세를 지키라는 것도 아니다. 옆에 아내가 있음을 알아 달라는 것이다. 남편은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보다.


남편은 많은 것에 극단적으로 모든 것을 건다. 아내를 위해 한 평생을 바치겠다던지 자식을 위해 온 몸으로 뛰겠다던지 직장에 뼈를 묻겠다는 식이다. 하는 일마다 목숨을 거니 남아 있는 목숨이 있겠는가? 아내는 부부가 행복을 이루어 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다.


”그렇게 소중한 나날이 시작된 그 첫 날 결혼 기념일을 남편은 잘 잊어버린다. 정말 아내 손에 뼈를 묻어 봐야 정신을 차릴 수 있는건지 모르겠다.”


결혼 기념일은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 평범하게 찾아와도 된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결혼 기념일은 부부에게 찾아올 것이다. 해마다 돌아오며 기억을 상기시켜 주는 기념일이 있어서 좋다.


지나간 추억도 되살아나고 행복했던 소중한 시간이 오늘에 닿아 있어 좋다. 행복을 이야기해 달라는 것이 아내의 바램이다. 남편의 작은 정성에서 그 날이 묻어 난다. 그 날은 지난 날의 남편의 열정에서 시작되었다. 남편은 그 날을 잊어버리면 안 된다. 아니 잊을 수가 없어야 한다. 소중한 사람과 새롭게 시작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 날을 기억하며 행복하게 오늘을 살아 가야 한다.


나로 인해 행복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사람이 있어 내가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그 날을 빌어 감사해야 한다. 그 사람의 귀를 통해 가슴에 흐르도록 나의 사랑을 말해야 한다.


"10월18일"

무심코 핸드폰을 켜 보니 10월18일이다.

아, 그런데 문득 스치는 게 있다.

10월18일은 결혼기념일이다


꼭 사랑이 식어야만 기억이 가물거릴까?

1년 속에 숨어 있는 의미 있는 단 하루를

찾는 것이 쉽지 만은 않다.


이해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긴 하지만

평소에도 잘하지 못하는데


특별한 날에도

정말 특별한 일없이 그냥 지나간다면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머리띠의 화려함 속에 미안함을 숨길 수는 없지만

드라마 속에서 어느 배우가 한 말이 생각난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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