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 방송작가, SNS 신입마케터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이론 수업과 과제?
그거슨 워밍업에 불과했다.
Five Forces, 3C 분석으로 시장환경 분석하기
Five Forces, 3C, SWOT, STP, 4P로 마케팅 전략 수립하기라는
어마어마한 실습수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질...)
시장환경을 분석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정해야 했다.
'가상의 기업'을 설정해도 되고(ex. 온라인 패션 스타트업, 프리미엄 피트니스 앱)
'취업하고 싶은 기업'을 분석해보는 것도 좋을듯 했다.
그렇다면,
내가 '마케터'로서 취업하고 싶은 기업이 있는가?
-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마케터가 되겠다고 결심한지 열 흘도 안됐기 때문에...)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분석해 볼까?
- 가장 먼저 '스타벅스', '위글위글' 정도가 떠올랐지만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된다면...? (나는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라는 아찔한 가정이 떠오르면서,
머릿속에서 바로 지워버렸다.
그건 그렇고,
아니 강사님?? 이런 건 수업 전에 미리 어제라도
'시장환경 분석'과 '마케팅 전략 수립'이라는 걸 할 건데 분석하고 싶은 기업을 생각해오세요!
이랬으면 얼마나 좋아요? 네??
지금에서야 생각이 난건데, 강사님이 미리 언질을 주시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저런 어마어마한 걸 한다고) 미리 말했으면 포기하거나 도망가는 학생이 생길까봐???
수강자 보호 차원에서
암튼 나는 주어진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응할 줄 아는 성숙한 성인이니까
애먼 강사님 탓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음... 그래.
취업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약 취업이 된다면 정말 신날 것 같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그런 기업을 분석해보자!
'방탄소년단' 팬은 아니지만, (너무 넘사벽이라...)
나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함께 했던 '세븐틴'도 있고,
그곳을 거쳐갔던 내 최애아이돌 '뉴진스'도 있으며,
(딸)메아리가 입덕한 보이그룹 'TXT(투바투)'도 있는
'하이브' 너로 정했다.
나는 'Mnet'과 'YG엔터테인먼트' 등에서
갓세븐, 골든차일드, 세븐틴, 아이콘, 젝키 등 아이돌 그룹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다수 제작했던 경력이 있기에...
이번 기회에 엔터를 한 번 분석해보는 것도 재밌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먼저 Five Forces 분석이란,
기존경쟁, 신규진입자, 대체제, 공급자의 협상력과 구매자의 협상력
이렇게 다섯 가지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3C 분석이란,
고객(Customer), 자사(Company), 경쟁사(Competitor)
이렇게 세 가지를 활용해서 전략을 짜는 분석이다.
SWOT 분석은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강점과 약점을 활용하여 기회를 포착하거나 위협에 대응하는 전략이다.
STP 분석은 광범위한 시장을 세분화(Segmentation)하고,
적합한 타겟 시장을 선정(Targeting)한 후, 그 시장에서 차별화된 포지션을 구축(Positioning)하는
과정이다.
4P 마케팅 믹스는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촉진(Promotion)의 네 가지 핵심 요소를
조합하여 타겟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전략적 프레임워크다.
아무튼 나는 '하이브'를 이 다섯 가지 방법으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고작 이틀만에 마케팅 전략 보고서를 완성했다.
(챗GPT가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했던 일)
'제출'버튼을 누르자 마자,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평소 같았으면 주차장으로 쏜살같이 달려가서 집에 있는 '산이(반려견)'를 보러 갔겠지만...
오늘 나는 차를 가져오지 않았다.
왜? 누군가와의 대화가 절실했거든.
나한테만 이렇게 어렵고, 나만 이렇게 이해를 못하는지 공감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이 말이다.
마케팅 수업에서 만난 동종(방송)업계 사람 - Jo작가님에게 함께 밥을 먹자고 할 예정이었는데...
예정이었는데...
예정이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
(털썩)
하지만 이대로 집에 갈 순 없어서 나는 미O당으로 당당하게 걸어갔다.
웨이팅 없이 차돌쌀국수 한 그릇을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혼자 바 테이블에 앉았다.
(미O당은 전체가 주방을 마주보는 바 테이블 좌석이고, 나는 사실 '혼밥 고수'다)
사실 미O당은 일행과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것이 금지되어있는 조용한 식당이다.
'그래, 같이 왔어도 말 한마디 못하고 각자 밥만 먹을 뻔 했네.'
스스로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며
쌀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버스정류장 앞에서 호두과자 한 봉지를 사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내 머리 위론 흐드러지게 핀 벚꽃 잎이 폭죽처럼 바람에 휘날리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