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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분당주민 Oct 16. 2023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최재천의 동물과 인간 이야기

생일에 선물해준 분에게 호기롭게 싱가포르 출장을 가며 다 읽고 오겠다고 했는데 거짓말을 해버렸다. 다 읽기는 커녕 12시간의 왕복비행 그것도 오전 시간 비행이 무색하게 거의 읽지를 못했다. 호텔에 도착해서 편하게 침대에서 읽기 위해 가방에서 제일 먼저 책을 침대에 던졌음에도 책의 진도는 나가지 않았다. 출장기간에 책을 읽겠다는 생각 자체가 틀렸던 것이다.


싱가포르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대한항공 기내에서 펼쳐보기 시작


책은 흥미롭게 그리고 때로 인간의 이기심과 유치한 지성 그리고 근거없는 인간의 특권에 대해 성찰하게 된 시간이었다.


2002년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고 내가 첫 직장을 나와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던 해에 출간되었고 20년이 넘는 세월에도 아직도 누군가의 추천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에 대해 선물해주신 분과 최재천 교수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이 책을 다 읽고 세컨드 브레인, 디지털이 할 수 없는 것들 그리고 방금 막 끝낸 꿀벌의 여행 그리고 바로 집어든 유시민 작가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책을 읽다 본 책의 본문에서 이 책을 단 몇줄로 정리할 수 있는 페이지가 눈에 들어온 이상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에 읽은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그리고 베르베르 베르나르의 꿀벌의 여행은 우연히 콘텐츠가 연속성있게 머리에 남게 해주었다.


유시민 작가의 책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 페이지 35 페이지에 있는 내용으로 정리가 가능할 것 같다. 둘 이상의 세대가 집단을 이루어 살면서 분업의 일환으로 이타 행동을 하는 동물을 진사회성 (eusociality) 동물이라고 한다. 개미, 꿀벌, 말벌 같은 '막시류' 곤충과 호모 사피엔스가 여기에 들어간다. 물론 같은 진사회성 동물이지만 개미와 꿀벌은 여왕체제이기는 하나 좀 더 꿀벌이 민주주의 사회에 더 가깝고 여기에 인간을 더해 이야기 하자면 2천년 전 우리 자신에게 근거 없이 특권을 부여한 관념 천동설 주장에 크게 나아진 것이 없어 보인다. 자연의 일부로 보자면. 아직도 우리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거나 신이 인간을 특별하게 창조했다는 견해와 인간 지서이 유치한 수준이던 시대에 관념을 자연 앞에서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얼마 읽지 못한 결과가 책갈피로 보인다


다윈이 인간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를 신화에서 과학으로 바꾸고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허울을 벗었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는 지구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이고 자연 앞에서 겸손할 줄 모르는 존재임을 명확한 가운데 베르베르 베르나르의 꿀벌의 예언과 93년도에 집필된 디스토피아 세계의 정수를 보여준 옥티비아 버틀러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의 우화는 결코 소설 속에만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생명이있는것은다아름답다

#최재천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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