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명을 바라보는 너의 눈빛이 미래의 세계를 바꾸길
아이의 눈엔 너무나도 부당해 보이는 세상.
그 부당함에 울 수 있는 너는, 어떤 어른이 될까.
너는 아주 어릴 때부터 이상했어.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너무 특별했어.
생후 15개월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무렵부터
지나가는 개미를 볼 때마다 꼭 쭈그리고 앉아 바라보기만 했지.
손으로도 발로도 절대 건드리지 않았어.
그 나이의 아이들이라면 본능적으로 손을 뻗거나
호기심에 밟아보기도 하고 잡아보기도 하고
어떤 반응이 돌아오는지를 실험하듯 행동하기 마련이거든.
하지만 너는 아니었어.
그 조그마한 생명체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기만 할 뿐
무엇 하나 해치지 않았어.
생명이란 걸 몰랐을 너였지만
고통이란 걸 굳이 알아보려 들지 않는 아이였지.
시간이 흘러 너는 여섯 살이 되었고
그날도 너는 예전처럼 개미를 지켜보고 있었어.
그 모습이 너무 익숙해서
난 그저 평소처럼 네 옆에 앉아 있었지.
그런데 그날 너는 자연의 잔혹함을 처음 목격했어.
커다란 벌레 하나가 개미를 덮쳐 먹고 있었거든.
작은 개미가 발버둥치다 멈추는 모습
그 위에 올라탄 더 큰 벌레의 움직임
너는 그 모든 걸 너무도 가까이에서 지켜봤어.
“개미가 죽었어… 먹히고 있어…”
입술을 떨며 울먹이던 네가
곧바로 나를 향해 물었지.
“엄마… 왜… 왜 이러고 있는 거야?”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어.
“자연은 가끔 그래.
강한 생물이 약한 생물을 잡아먹기도 해.
그게 자연의 이치야.”
그러자 네 안에 참고 있던 감정이 터졌지.
“왜! 왜! 자연은 왜 꼭 그래야만 해!”
그리고는 한참을 소리 내어 울었어.
너무 크게 울어서
너무 절박하게 물어서
나는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그저 너를 안고
가만히 등을 두드려줄 수밖에 없었지.
나는 그날 네 안에 있는 깊은 마음을 봤어.
세상이 이치라 부르는 폭력에 대해
처음으로 “그건 싫다”고 말하는 너의 목소리를 들었어.
많은 여섯 살짜리 아이들이 개미를 밟으며 웃고
벌레를 장난감 삼아 놀기도 해.
물론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야.
그 아이들 나름의 방식도 이해돼.
하지만 너는
처음부터 그런 무리 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아이였어.
다른 아이들이 웃을 때
너는 조용히 물었지. “그건 아프지 않을까?”
사실 나는 걱정이 되기도 해.
세상은 아직 그 정도의 감수성을 가진 사람에게
늘 친절하지는 않으니까.
그래도 나는 네가 지금처럼 살아가길 바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너만은 꼭 누군가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어른이 되길 바라.
그러니까 그날
“왜 자연은 꼭 그래야만 해?”라고 울부짖던 너의 질문은 아마도 오랫동안
너를 사람답게 지켜주는 마음이 되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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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너의 눈물을 나는 절대 잊지 못해.
세상의 이치를 의심한 그 용기
작은 생명 하나의 고통에 울어준 그 따뜻함이
2045년의 너를 더 좋은 어른으로 만들 거라 믿어.
그 마음을 가진 너를 키운 오늘의 나도
조금은 잘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