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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하며 거리두기

by 디브엄마

육아휴직이 끝나고 복직과 함께 새로운 곳에서 다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휴직 중에 나에게 많은 생각의 변화가 생기면서 비효율적인 건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하여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로 나와의 약속을 지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직원들은 삼삼오오 식사를 하러 모였습니다

"밥 먹으러 가자"

"아니 난 그냥 휴게실에서 쉴래"

"왜? 왜 밥을 안 먹어?"

"그냥 생각이 없네"

"야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내가 사줄게 가자"

몇 번이고 말을 했으면 그냥 자기들끼리 가서 먹을 것이지

기어이 함께 가려고 하는 심리는 뭔지 모르겠다

점심시간에 모여서 밥을 먹고 남의 험담이나 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그런 사람들이 내 얘기 또한 안할리 없기 때문에 그냥 함께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 싶어

그런 큰 결단을 내렸다

지금이 때가 때인 만큼 이젠 내가 몇 번 거절을 하면 그냥 코로나로 거리두기 하는 거려니

생각하며 식사 장소로 가버린다

이 또한 너무 편하게 느껴진다

혼자가 좋은 사람들이 있다 오롯이 그런 사람들은 코로나 이전엔 남들과 어울리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나 같은 사람들에겐 너무나 행복한 시간들이다

그러나 선택적으로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거나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식당에 들르기도 하며 지인과 저녁식사와 술자리를 갖기도 한다

그야말로 선택적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다

내가 좋은 땐 할 수도 있고 내가 싫을 땐 코로나 핑계를 대며 만남을 거부해도

누가 뭐라 할 수 없고 죄책감 또한 들지 않는다

이렇게 편한 시대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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