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불명 바이러스 폐렴

by 행복반 홍교사

지지난주 토요일 고열이 지속되어 응급실에 갔다가 바로 입원을 하게 되었다. '폐렴'은 나에게 아이들에게 위험한 감기의 심화된 질환이라는 정도로 알고 있던 병명이었다. 그런데 내가 폐렴이라니, 생전 처음이었다. 한 번도 폐렴에 걸려본 적이 없었는데, 게다가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단다.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나는 아직 할 일이 많은데 너무 갑작스러웠다. 아이들은 준비도 없이 엄마랑 떨어져 할머니댁에서 먹고 자고 등교하고 등원했다.

남편이 보내준 사진 속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지만 갑작스러운 엄마의 부재에 얼마나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울지 그 마음이 보여 너무나 미안하고 안쓰러웠다.


입원동안 열심히 밥도 먹고, 약도 먹고, 잠도 푹 자고 책도 보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주변에 아파서 응급으로 들어오신 분들이 계속 왔다가 다른 입원실로 옮겨가시거나, 퇴원하는 걸 보면서도 그저 똑같이 흐르는 병원의 일정에 맞춰 내 삶을 살았다. 빨리 퇴원해야 우리 아이들을 지켜줄 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엄마가 옆에 있어야, 살을 비비고서야 잠에 드는 우리 아이들인데, 엄마 없어도 잠 잘 잔다는 말이 대견하면서도 미안했다.


그래, 그렇게 크는 거겠지. 엄마도 너희들도.

그래도 미안해. 엄마가 조금 더 건강하고 젊었으면 너희에게 더 좋았을까.


오늘은 퇴원하고 일주일 만에 외래진료가 있는 날이었다.

염증수치도 정상이고 괜찮단다. 다음 진료 예약 없이 치료가 종료되었다.


건강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지. 담당선생님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계속 얘기했다.


진단서를 떼고 내 병명을 보니, '상세불명 바이러스 폐렴'이란다.


말도 무시무시하다. 잘 견뎌준 내 몸에도 고맙고, 의사분들과 돌봐주신 간호사분들도 고맙고, 나 없는 동안 고생했을 남편과 우리 아이들, 부모님께 감사하다.


아프지 말자. 그저 건강하게, 일상의 무탈함이 행복임을 꼭 기억하라는 뜻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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