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사춘기가 아닌 아이들과 살고 있다.
40대 엄마인 나의 두 가지 걱정.
소문으로만 들었던 갱년기를 앞두고 있는 것(벌써 왔는지도 모르는 일)과 소문으로 들었던 그 아이들의 사춘기이다.
'그까짓 것, 다 지나보내는 과정인 건데... 닥치지도 않은 일 가지고 미리부터 지레짐작 두려워할 필요가 있나..'싶으면서도, 하도 주변에서 '사춘기가 시작되서 집이 살얼음 판이다', '전쟁터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고, 지금은 엄마를 참 좋아하는 아이들인데, 갑자기 변신이라도 하는 걸까.. 걱정이 되는 거다.
그래서 요새 사춘기에 대한 유튜브 영상과 책들을 보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생각해본다.
'초등4학년 아이의 사춘기에 대비하라(최영인 저)'는 책에서 저자는 10여년 간 3000건의 학교 상담사례를 통해서 사춘기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는데, 그 중에서 마음에 남았던 건 아래와 같다.
심리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어떤지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한 첫 단추는 부모가 끼워주어야 한다.
나는 참 표현을 못하는 사람이다. 남 앞에 나서는 것도 못하고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맡은 일은 열심히 한다. 고지식해서 꾀를 부리는 걸 잘 못한다.
우리 부모님은 초등학교 때부터 나서지 말라고 하셨다. 반장 같은 직분 있는 것들과 걸스카우트 같은 야외 활동도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고, 절대 권하지 않으셨으며, 말리기까지 하셨다. 아마도 부모님이 그런 부분까지 관여하고 싶지 않으셨던 것 같다.
당연히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대장의 일을 거의 맡아본 적이 없다.
내가 스스로 하겠다고 말은 안했겠지만, 우리 부모님이 '한번 해보면 어떻겠니?'라고 권유하셨다면 나는 도전해 보았을까? 그리고 그때 용기를 내고 도전했다면 나는 조금은 다른 삶을 살고 있을까?
실패했더라도 적어도 '앞에 나아가 본' 경험이라도 한 줄 더 있었다면 말이다.
사춘기를 앞둔 우리 아이들에게는 하고싶은 걸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부모의 걱정은 좀 미뤄두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실패해도 괜찮으니 도전해 보라고 말이다.
아이들의 사춘기에 그렇게 말해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