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쉬고 싶어요.", "힘들어요."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아프다고 하거나 말대신 짜증 내는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건 아이 자신이 부모에게 쉬고 싶다고 해도 되는 상황인 건지, 배려를 받을 수 있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내 몸이 힘들다는 걸 알리고 싶을 때 하는 표현 방법이기도 하다.
난 초등학교 때 가끔 배가 아팠다. 너무 아파서 집에 왔는데, 따듯한 이불 덮고 누워있으면 정말 신기하게 괜찮아졌었다. 꾀병 진짜 아니었는데 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어쩜 아프다는 말은 몸도 아프지만 마음도 아프거나 힘들 때일 수 있겠다 싶다. 어른인 나는 지금도 마음이 힘들면 몸도 여기저기 아프듯이 말이다.
지난 주일날 첫째가 교회 마치고 오는 길에 아빠랑 차 타고 오는데 고기가 먹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평소에 뭐 먹고 싶냐고 하면, 뭐든 상관없다고 말하는 우리 첫째인데, '고기'가 먹고 싶다니, 몸이 많이 힘든가 보다 싶었다.
희한하게 엄마는 내 자식이 먹고 싶고, 하고 싶다는 건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고, 몸이 움직여지는 것 같다. 그게 부모님 마음이겠지.
어쨌든 그 말을 듣고 고기를 사러 갔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알아차리기'
생각해 보면 아이들도 힘들겠다. 할 일이 좀 많을까. 물론 나도 힘들다. 남편도 힘들겠지. 우리 모두 자신의 보따리를 지고 살고 있으니 말이다.
어른들은 그래도 자신의 힘듦 가운데, 숨 쉴 구멍을 나름 휴식이라는 이유로 찾고 있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가라는 대로 그렇게 따르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그래서 그 속을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 안 그러면 곯아 터진 후에야 알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 둘째가 열이 많이 나서 지난 주말부터 계속 집에 있다. 항상 물어보는 말이 "엄마, 나 유치원 갈 수 있어?"다. 오늘은 못 갈 거 같다고 그러면, 그 미묘하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아프지만 쉬는 건 좋은가보다.ㅎㅎ
그래, 모든 사람은 다 쉬고 싶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잘 돌봐야 한다. 그래야 아프지 않다. 특히, 아이들은 자신의 상태를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어른들이 도와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