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결혼 전 같이 일하던 전 동료 선생님을 만났다. 첫째가 방학이라서 같이 만났다.
첫째 어릴 때부터 멀리 움직이기 힘든 나를 배려해 항상 우리 집까지 와주던 고마운 선생님이다. 애가 하나였을 때도, 둘이었을 때도 계속 나는 움직이기 힘들었고 그래서 선생님 집에서 1시간 이상 걸리는 먼 거리를 한걸음에 본인의 소중한 시간을 내어 우리 집으로 와주었다.
또 우리 첫째 입학할 때도, 우리 둘째 입학을 앞둔 시점에서도 아이들 입을 봄 잠바를 사가지고 아이들 입히라고 건네주는 마음이 참 예쁘고 감사한 사람이다.
나보다 7살 어려서, 한창 일할 때는 장난으로 나보고 나이 많다고 막 놀렸었는데, 이제 그 나이를 훌쩍 뛰어넘은 선생님과 나와의 인연이 벌써 12년 차에 접어든다.
내가 가장 힘들고 외로운 육아의 시기에 참 고맙게 나를 위로해 주고 힘이 되어 주었던 선생님에게 내가 해줄 건 없고 맛있는 점심을 대접했다. 조건 없이 호의를 베풀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고마운 거고, 그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조건 없는 호의'
나는 이것이 좋은 어른의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나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대하지만, 내게 이익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할 필요도 없지만, 호의는 아니더라도 나보다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무시하고 깔보는 건 옳지 않다.
나는 이제는 안 봐도 아무 상관없는 자리에 있는 우리들이 이렇게 서로의 안부를 물어봐줄 수 있음이, 그리고 서로의 호의를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이 참 고맙다.
힘든 시기에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우리의 순수한 마음들이 시간이 지나도 고스란히 추억으로 남아서 이렇게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생각한다.
크게 기대지 않아 섭섭해하지 않고, 그저 조그마한 거라도 생각해서 나누려는 따듯한 마음.
그렇게 오늘도 참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집에 왔다.
그런 선생님이 좋은 일들이 참 많았으면 좋겠다.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