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기본편 (1) - 대체 불가한 생존 도구
-해당 행위는 대한민국 법에 저촉될 수 있으며, 이러한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작성하면서도 꽤나 많은 조심을 기울였습니다.
앞서 말한 물리적 생존을 도모한답시고, 사회적 생존을 내다 버리는 유사 생존주의자들이거나,
아니면 아예 범죄 예비, 음모죄에 해당함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시행에 옮기기까지 하는 반사회적 범죄자들과 그들이 벌인 사건들이 존재하기에
해당 시리즈는, 더 나아가 해당 블로그는 특정한 반사회적 행위를 적극적으로 규탄합니다.
독자분들께서도 오롯이 <"생존"을 대비하는 자의 시각> 하나로만 이 글을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번 글은 모두가 동의하는 생존의 필수품, 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칼은 인류가 가장 먼저 손에 쥔 도구들 중 하나였다.
심지어 바퀴보다 먼저, 철기 이전 석기 시절부터 사용해 온 도구들이니 칼은 인류의 오랜 친구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
이 도구 없이는 사냥도, 음식도, 보호도 불가능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칼은 여전히 그 원초적 힘을 잃지 않은 채, 우리 곁에 있다.
하지만 21세기 도시 한복판에서 칼을 이야기하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도시에서 칼을 들고 다녀야 하나요?"
"그게 진짜 필요하긴 한가요?"
많은 이들이 그렇게 묻는다.
그 물음은 정당하다.
우리는 지금 전쟁터도, 오지의 밀림도 아닌, 편의점과 택시가 24시간 돌아가는 도시 문명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존주의자들은 이 질문에 이렇게 되묻는다.
“지금 가진 것들이, 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쓸 수 있는 도구인가요?”
현대 생존주의에서 말하는 칼은, 단순히 무기를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떠한 재료든 가르고, 만들고, 수리할 수 있는 능력의 상징’이다.
포장을 뜯고
끈을 자르고
땔감을 만들고
응급처치를 보조하고
최후의 위협 상황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이 모든 것이 칼 하나로 가능해진다.
특히 전기, 통신, 유통이 끊긴 재난 상황에서는 손 하나로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있는 도구가 절실해질텐데,
이 때 이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도구는 사실상 칼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어떤 칼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가?”라는 현실적인 질문이 따라온다.
도시에서 대형 전술 나이프를 들고 다닐 수는 없다.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
대신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실용적이면서도 부담 없는 소형 멀티툴이나 EDC 전용 폴딩 나이프가 선택된다.
한국의 경우, 폴딩(접이식 칼 기준)날 길이 6cm 이상이거나, 접이식이 아닌 칼은 날의 길이가 15센치 이상의 경우 도검 소지허가를 필수로 받아야 하고, 설령 허가증을 가지고 있더라도 휴대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만 한국의 요상한(?) 법률로 인해 멀티툴의 경우는 폴딩나이프여도 날 길이 6센치가 넘어가는 폴딩나이프여도 '공구' 내지 '수공구'로 분류되는 경우가 있고, 날 길이가 15센치를 훌쩍 넘어가는 정글도(!)나 나대의 경우도 농기구...로 분류되어 허가 및 구매가 상황에 따라 가능하기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걸 덜렁덜렁 들고 돌아다니면 불특정 다수의 신고, 공권력의 불심검문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체포되어 신설된 현행 법률 상 "공공장소 흉기 소지죄"로 처벌 받을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니 저런 행위는 절대 엄금할 것을 강력 경고한다]
그렇기에 생존주의자들은 항상 합법의 범위 내에서, 최대한 실용적인 선택지를 택하려 한다.
이들이 통상 택하는 것은 그래서 한 세 가지 정도로 나뉘는데,
- 스위스 아미 나이프와 같은 멀티툴
병따개, 드라이버, 가위, 송곳, 파일까지 내장된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묶은 멀티툴들(멀티툴 편에서 후술).
- 폴딩 나이프
날 길이 3~5cm 정도의 접이식 칼. 재난이나 캠핑 등 다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 카드형 멀티툴
수 전부터 각광받은 종류로, 지갑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얇지만, 병따개, 나이프, 렌치 등의 기능들이 내장되어 있어 꽤나 많은 구매로 이어졌었다.
- 자동차용 탈출 키트(레스X미)
유리 깨기, 안전벨트 자르기 등 위급한 차량 사고 시를 대비한 전용 툴.
이런 도구들은 무기로서가 아닌, 생존을 위한 도구로써 그 의미를 갖는다.
자, 그럼 이제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우리가 상정하는 대상은 ‘도시권 거주자’, 특히 인구 50만 이상 도시에서 사는 평범한 사무직이다.
(현장직의 경우 그 특성상 여러 공구를 상대적으로 자유로이 들고 다닐 수 있기에, 언젠가 작성할 현장직 편에서 말해볼 기회가 있다면 이 경우도 한 번 논해보겠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수원, 성남…
전국 인구의 50% 이상이 이런 환경에 살고 있기에 이를 가정하였다.
그리고 이 환경에서 생존주의적인 EDC를 실천한다는 것은 단순한 ‘준비’가 아니다.
‘위화감 없이, 사회적 리스크를 최소화한 채, 생존 가능성을 최대화하는 것’, 그것이 핵심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생존에 좋다 해도 아래와 같은 선택은 절대 금물이다.
픽스드 나이프 (비고정식이 아닌, 대형 나이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칼 등이 이에 해당한다)
모라 나이프 등 캠핑 나이프(부피가 크고, 야생 생존 내지 GHB에 적합함)
군용 도검 또는 전술 나이프 (도시에서 들고 다니면 그냥 경찰 조사 직행 및 좋지 않은 쪽으로의 반사적 반강제 인플루언서행 100%임을 명심하자)
혹여 누군가가 조금 다르게 생각하여,
“가방 안에 넣어 다니면 되지 않나요?”
라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EDC와 GHB를 구분할 것.
몸에 항시 휴대하고 다니는 EDC를 가정하기에, 가방의 유무와 관계없어야 하는 관계로 이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시미 칼 등 다른 용도가 있는 칼의 경우 일식집 사장 내지 요리고교 학생 등 칼가방에 넣어 다니는 경우 같이 사회적으로 위화감이 없는 경우가 해당)
그리고 만일 "까짓꺼 풀 탱 픽스드 나이프 같은거 좀 차고 다니면 어때?"라는 생각을 한다면,
나는 이를 적극적으로 말릴 것이다.
그 이유는 계속, 너무나 강조해서 말하지만,
“그걸 누가 봤을 때, 당신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다른 사람, 특히 상사, 동료, 낯선 시민, 혹은 경찰이 당신의 허리춤이나 옷 안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그 안에서 묵직하고 날이 선 칼이 나온다면?
다음은 현실적인 추천 리스트다.
이 리스트는 아래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만 한다.
법적인 문제가 없어야 한다 (날 길이, 고정 여부 등)
사회적인 위화감이 없어야 한다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음)
실용성이 확보 되어야 한다(진짜 유용함)
작은 사이즈 (키 체인용)
가위, 병따개, 칼, 이쑤시개, 핀셋 내장
스위스 아미 나이프의 대표작들 중 하나.
사무직 EDC의 왕도. 도시에서 들고 다녀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음.
빅토리X스이기에 신뢰성이 매우 높음.
자동차 키, 가방 키링등에 결속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기에 독자분들께 최일선으로 권장드린다.
길이 조절 가능, 유사시 날 커팅 후 다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점
누구나 들고 다니는 문구류인 점
필요시 날이 교체가 가능하다는 점
위와 같은 요소들로 “나는 칼을 들고 다닌다”는 부담조차 없이 가장 실용적인 선택이다.
물론 '밀워X' 내지 '메스 날 교체식 미니 폴딩 나이프' 등의 것도 추천하니, 이는 개인의 지갑 사정에 따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다.
컴팩트하고 클래식한 디자인
납작하게 생긴 외형으로 생각보다 귀여움 + 초 저가(약 200원)의 가격으로 경제적 + 휴대가 편리
탁월한 절삭력과 내구성(내구성에 대해서는 의아할 수 있으나, 가격과 생김새, 쓰임의 용도 등 다방면으로 생각했을 때 '쓸만'하다고 판단하였다)
개인적으로 새마을 칼은 초저가 한국식 생존주의 칼의 정석. 진짜 잘 든다.
4. 카드형 멀티툴
카드 지갑 등 휴대가 가장 용이
납작하게 생긴 외형으로 위화감 없음 + 다기능이 응축되어 있어 유용함 + 극단적으로 휴대가 편리한 형태
예비의 예비 물자로 사용이 가능 + 사용의 편리 및 편이
초초심자들 내지 2=1 공식에 맞춰 항상 휴대를 권하는, 서브의 서브 용도로 권하는 형태의 EDC.
막상 쓰려고 마음먹고 살다 보면 생각보다 도심지에서 편하게 막 쓰는데에 가장 적합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우선은 처음이기에, 위 네 가지 정도를 추천하며
며칠 들고 다녀보며 몸에 익숙하게 만드는 과정을 겪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위 세 가지 말고도 이후 익숙해지고, 더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면서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EDC를 세팅하게 될 것인데, 그 정도까지 EDC라이프에 익숙해지면 본인이 알아서 유연하게 잘 세팅할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노파심이 들어 지갑을 덜 아프게 하고 충동구매를 막을 수 있는 몇 가지 주의하면 좋을 사항들을 덧붙이자면,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있겠다.
무언가를 고를 때 ‘생존용’ ‘군용’ ‘캠핑용’이라는 마케팅 문구에 흔들리지 마라.
‘유튜브에서 봤다’는 이유로 해외 EDC 콘텐츠를 그대로 따라 하지 마라. 한국은 전혀 다르다.
멋진 칼을 소유하고 싶다면 ‘수집’으로 분리하라. 절대 일상 EDC로 착각하지 말 것.
그래도 이 글을 읽으며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좋은 질문이다.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도시 한복판에서 손가락보다도 작은 칼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많다.
하지만 생존주의에서 중요한 건 한 방짜리 무기가 아니라, 반복 가능성과 일관성 있는 대비다.
그리고 그 시작점이 바로 ‘작고 위화감 없는 칼’이다.
이 칼이 진짜 쓸모 있는 순간은 생각보다 많다.
여기서 말하는 ‘쓸모’는 단순히 박스를 뜯거나 포장을 자르는 수준을 넘는다
(사실 이렇게 사용하는 방식이 도심형 EDC 중 칼의 사용례 90% 이상이긴 하다. 어느 정도는 유구무언...).
그래도 정말 '유사시'를 대비한 작은 보험으로,
그리고 만일 상황 발생 시 우리가 이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다음편에서 간단하게나마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다.
(2)편에서 계속.
칼을 소지하는 행위는 단순한 ‘무기 소지’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나의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구를 품고 있다는 의미다.
고장난 것 하나를 고칠 수 없고, 낡은 끈 하나를 자르지 못하는 시대에,
칼은 여전히 자립의 상징이다.
그렇기에 생존주의자는 늘 이렇게 말한다.
"칼은 무기가 아니라, ‘살기 위한 준비’다."
그리고 그 준비는 오늘도 누군가의 주머니 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무게감을 가진 채로 숨 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