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꼬불꼬불 등교길
우리 학교는 동쪽에 있다.
그래서 아침에 해를 보고 출근하고 오후에 해를 보며 퇴근한다. 썬글라스는 필수품.
그동안 나는 눈이 나빠 두꺼운 안경을 끼고 있기에
도수가 있는 썬글라스를 애용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출발할 때는 아무 생각없이 차를 몰다가
고가도로로 올리면 바로 햇빛 공격에 썬글라스를 애타게 찾기도 한다.
그 날도 그런 날이었다.
아유, 햇볕이 얼마나 센지 앞이 잘 안 보일 정도였다.
한 손으로 이마를 가리고, 햇빛가리개를 내렸다 올렸다 옆으로 돌렸다하며 바쁘게 달리다 저기 앞 교차로에서 마침 신호 대기를 하게 되어 안전하게 썬글라스를 꺼내 착용했다.
신호가 바뀌고 부웅~ 출발을 했는데
분명히 햇빛 쨍쨍 길이었는데
눈 앞에 짙은 안개길이 펼쳐진다.
썬글라스가 무용지물이 된 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안개 속에서 썬글라스를 낀 내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왕복 4차선이지만 아침에 시골길 치고 차들도 많이 다니는데다 내 차 앞 유리는 썬팅이 안 되어 있어 훤히 보이는터라
이거 대략 난감하다.
게다가 이제는 신호대기도 없다.
마침 들린 주유소에서 얼른 안경으로 바꿔 끼고 다시 출발했는데
이런! 출발하자마자 햇빛이 나를 공격한다.
아놔. 이 타이밍.
꼬불꼬불 시골길(누군가 아무리 s자를 가도 학교가 안 나온다는 우리 학교 등교길)에서
안개가 없는 날도
심한 산 그늘 능선을 타고 가다 보면 해를 만났다 그늘을 만났다 하기에
썬글라스 타이밍은 어렵다.
#2 현장체험학습일
화창한 가을 아침이었다.
나는 썬글라스를 끼고 출근을 했다.
놀이공원, 간만의 현장체험학습으로 선생도 들떴는데다 시골학교 교정을 벗어나 드넓은 공간을 휘저으며 걷기 운동도 할 마음이었다.
큰 마음 먹고 썬글라스도 가방에 챙겨 버스를 탔다
설레는 마음, 기대되는 마음, 또 안전하게 다녀와야 한다는 부담감 등 나누며 한참을 달리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하다.
우리 지역은 화창한 햇님이 일주일 내내 예보되어 있었는데,
아니 같은 도인데도 여기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다들 예상치 못한 비에 당황했고
다급히 우산이나 우의 가져온 학생 조사를 해보니 단 한 명의 학생이 물배 탈 때 입으려고 가져왔다는 우의 외에 아무도 준비되지 않아
우의를 편의점에서 사야하나 라며
선생님들이 모두 바쁘고 분주한 가운데
나는 혼자 생각했다.
썬글라스 타이밍은 또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