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누먼트 밸리 코 앞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아침.
평화로운 풍경과 달리 따가운 햇살과 뜨끈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취사가 힘겨운 아침이다. 남편은 아이들과 텐트를 걷고 나는 설거지와 아침 식사 준비, 점심 도시락 준비에 모두 바쁘게 뛰었다. 7시에 일어나자마자 시작했는데 11시 체크아웃 시간까지 쉬지 않고 정리했다.
두 시간 정도 달려 페이지에 있는 홀스슈 밴드에 도착. 엄청나게 뜨겁다. 제일 뜨거운 시각이기도 하다. 뜨거운 차 안에서 볶음밥을 먹었다. 그런데 굶고 갔으면 죽었을 뻔 했다.
사진으로 보았던 홀스슈 밴드의 엄청난 광경을 상상하며 언덕을 넘었는데 5분의 1 정도 온 거리였다. 100도(F)의 온도에 구름 한 점 없고 땡볕에 사막 모래 길을 걸으니 어질어질했다. 힘들 줄 알고 갔지만 진짜 힘들었다. 돌아올 때도 눈 앞이 깜깜해질랑 말랑. 정말 정신력으로 버텼다.
- 드디어 도착! 정말 딱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너무 눈이 부시고 뜨거워서인지, 무서워서인지,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엄청난 홀스슈 밴드는 콜로라도강이 말발굽 모양으로 휘감아 돌며 장관을 만드는 지형으로 한번쯤 사진에서 보았을 곳이다. 실제로 그 앞에 가보니 사진으로는 담기지 않는, 거대하고 장엄한 풍경이었다. 아찔한 깊이에 굽이치는 강의 빛이 너무 예뻤다. 제일 뜨거운 오후 1시쯤 가서 후회했는데, 알고 보니 그 시간대에 그림지 없이 사진이 제일 예쁘게 찍힌다고 한다.
이제 브라이스 캐년으로 가는 길. 더위 먹은 우리는 스타벅스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더위를 식히고자 페이지에 들렀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주유하고 보니 맞은편에 월마트가. 저기 들어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좀 맞고 정신을 차리자! 물도 사고 화장실도 가고....
브라이스 캐년은 페이지라는 도시에서 2시간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었는데 가는 도중 시간도 바뀌어서 시차가 있었다. 우리의 목적인 “주니어레인저” 책자를 받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브라이스캐년 비지터 센터는 8시까지 운영했다. 그래서 여유 있게 가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도로 공사로 시간이 지체되어
또 마음이 불안해졌다. 달리고 달려 문닫기 7분 전 도착, 가자마자 주니어 레인저 북, 플리~~즈 했다^^*
visiter center에는 다양한 안내가 잘 되어 있었다. 오늘 밤 10시에 망원경의 밤?을 Sunset point에서 한단 말에 다같이 급히 라면 끓여 먹고 별 보러 갔다. 하늘은 너무나 맑았지만 구름이 군데군데 껴서 조금 아쉬웠다. 북두칠성은 찾았지만 여전히 북극성과 카시오페아 자리를 찾기 힘들다.
이 조급한 일정 가운데에도 아이들은 라면 끓이는 틈새에 수영을 했다. 오늘 묵은 곳은 브라이스캐년과 아주 가까운 Ruby’s inn campground이다. KOA와 시스템이 달라 걱정이 많았었는데 나름 시설이 괜찮았다. 이곳의 추위를 걱정해 캐빈으로 예약해놓았더니 방 안이 후끈후끈하다. 수영장도 있고, 내일 날 밝으면 더 산책도 해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까워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