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trip 스물 다섯번 째 날
- 브라이스캐년에서 맞이하는 아침. 아침 식사는 토마토 스크램블과 어제 먹었던 부대찌개, 김으로 해결하고 점심용 볶음밥을 볶았다. 어제 체크 아웃한 옆 집 사람이 그릴을 두고 가서 새 거인데 이거 너 하라며 관리하시는 분이 줬다. 그래서 남편은 그거 분리하고 짐 싸고 나는 아침 설거지 두 탕을 뛰고 체크 아웃을 했다.
- 남편은 루비스 인 앤 캠프그라운드를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샤워 시설도 괜찮고... 브라이스 캐년 비지터 센터와 6분 거리이고 마트 등 다양한 시설이 다 근처에 있고... 듣고보니 그렇다. 그리고 무엇보다 물이 좋았다. 씻고 나니 몸이 매끈한 느낌.
- 비지터 센터에서 어제 샀던 나침반 팔찌를 교환하고 썬 라이즈 포인트도 한번 가보았다. 잊을 수 없는 풍경과 감동을 주었던 선셋 포인트만 보고 떠나는 게 아쉬워서 한 곳이라도 더 들러보았다. 트래킹의 맛을 보고나니 그냥 “여기다!”하고 둘러보는 건 감흥이 별로 없다. 어디든 걸으며 몸으로 느껴야 하나보다.
오늘은 모압으로 떠난다. 4시간 30분 거리를 거의 쉬지 않고 달렸다. 시골 왕복 2차선 도로가 너무 평화로웠다. 70번 도로를 만나는 길부터 풍경이 남달랐다. 그리고 기온도 올라가기 시작. 100도를 넘는 온도에 지치고 있었다.
비지터 센터에 들어가는데 정말 타 들어갈 것만 같았다. 주니어 레인저 책을 받고 박물관 구경을 좀 하고 숙소로 왔다. 오늘은 오랜만에 캠핑하는 날이다. 낮기온 100도에 텐트 치는 것부터 밤기온도 별로 떨어지지 않는 곳이라 걱정이 이만저마이 아니다. 추울 때는 모압 날씨보면서 기대했는데 몇 주 사이에 온도가 너무 높아졌다.
- 예약된 캠프그라운드에 가니 그늘이 하나도 없는 곳이었다. 남편은 타들어갈 것만 같은 곳에서 지낼수 없다며 다른 방법을 알아보자고 했고, J인 나는 당황스러움을 감당할 수 없었다. 카운터에 가서 말해도 다른 사이트로 옮기기 어렵다는 답만 돌아왔고 안되는 영어 플러스 간절한 눈빛으로 읍소해 결국 캐빈으로 옮길 수 있게 되었다. (칭찬해, 나 자신). 에어컨이 나오는 캐빈에 들어가니 급 화색이 돌았다. 간단하게 식빵으로 배를 채우고 아이들은 바로 수영장으로. 이제껏 경험한 수영장 중에 제일 좋은 곳이다.
- 여행 막바지이기도 하고 너무 더워서인지 관광의 욕구보다는 휴식의 욕구가 강해졌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잘 돌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