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살이 에피소드>또 경찰을 만나다

by stark

2019 Fireworks party가 원래 제목이었으나

storm이 예보된 바람에 불꽃놀이는 취소되고

아쉬움을 달래고자 Sue 선생님이 Esl 수업 학생들을 본인의 집에 초대해주었다.


남편 William 이 햄버거와 핫도그, 그리고 치킨을 구워주었고 여러 가지 푸짐한 음식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sl class는 Sue선생님의 자원봉사 활동으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와 북적했었는데

과정 가운데 소규모로 줄어드는 아픈 일이 있었다.

하지만 소그룹만의 특혜랄까, 소그룹 안에서의 찐한 만남이 있었다.

Sue와 인격적으로 교제할 기회가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큰 복이다.

Sue는 우리집이 도둑 맞았을 때, 한국 음식점에 가서 연습한 한국어로 음식을 주문해서 우리집에 가져다 주었을 뿐 아니라 허그도 해 주었다.

이후 이사 준비로 여러 가지 알아보는 과정에서도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었고,

자국민이 아니면서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보증(cosign)도 서 주겠다며 기도로 그 길을 함께 걸었다.


네 자녀를 키우면서 겪은 에피소드들,

학생들의 사소한 수다들에도 넓은 품에 포용해주어

수업만 다녀와도 편안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최근 12살 된 아들을 위탁해서 맡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그동안 위탁해서 키워 보낸 아이들이 10명 가까이 되는 것이었다.

이 부부의 삶이 너무 감동적이다.

나그네를 섬기는 마음으로

언어 때문에 겪는 어려움, 좌절하는 마음을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것.

뿐 아니라 실제적 필요에도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

유모차가 필요한데....하면 뚝딱 구해오는 이 섬김!

나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데

정말 많이 배우고 도전을 받는다.


이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은 참으로 특별하고 즐겁고 편안했다. 즐겁게 웃고 떠들고 먹고,

그리고 모두가 헤어지는 시간.

William과 공원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자 이제 집으로 가자~“

둘째 아들이 킥보드를 타고 Sue네 집으로 먼저 출발하고

나는 동생들을 데리고 집으로 갔다.

그런데 집에 도착해야 할 둘째가 안 보였다.

갈 만한 곳을 다 찾아봐도 없었다.

남편은 공원 주변을 다 돌아봤지만 없다고 했고

나는 집 구석구석을 살펴봤지만 없었다.


비상사태.

Sue네 가족들이 총출동 했다.

William과 첫째 아들은 각각 차를 몰고 나와 차 두대로 동네를 돌아다녔고

둘째, 셋째, 넷째 모두 뛰어 나와서 공원 주변을 수색했다.

큰아들과 동갑인 Robel은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걱정을 했다.


둘째는 길을 잃었다.

낯선 동네에서 자기가 생각한 방향으로 신 나게 킥보드를 타고 달렸는데

아무리 가도 집이 나오지 않아서

달리다 달리다 큰 길가에서 울음이 터진 것이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아이를 챙겨주고 있었고

결국 우리는 또 경찰을 만났다.


한편 아이를 찾아 다니던 남편은

두리번 두리번 아이 이름을 부르며 빠르게 걷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차가 멈춰서서는 혹시 아들 찾냐며

저쪽으로 가서 턴해서 어디로 가라고 알려줬단다.

저쪽으로 달려 갔는데 어디로 턴해야할지 방황하고 있었는데

또 다른 차가 멈춰서서 저쪽 방향이라며 알려줬단다.

결국 엄마 아빠 미국 전화번호를 아직 외우지 못한 아이와 상봉하게 되었고

아빠는 경찰에게 신분증을 제시하고 어떤 절차를 걸쳐 아이를 데리고 올 수 있었다.

아이를 달래며 걸어오고 있는데

또 다른 차가 멈춰서서 그 애 아빠 맞냐고,

마치 우리 아이를 찾으러 돌아다니던 사람처럼 물어봤단다.


수 선생님네 대가족들에게 부자상봉 소식을 전하고

다들 안심하게 되자,

수 선생님은

“미국에서의 대모험” 책을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정말 이쯤하면 책을 정말 쓰라는 부르심같기도 하다. ㅎㅎㅎㅎ


수 선생님이 절대로 아이 혼자, 스스로 다니게 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걸 보면 정말 아찔한 상황이었을텐데

이 사건을 통해 나는 친절한 미국인들에게 진심 감사한 마음이 든다.

“천조국 경찰 클라스” 동영상에서 보던 무서운 경찰들은 언제나 친절했고

잔뜩 겁먹고 울고 있던 아들에게 스티커를 주며 달래주었으며

아들을 보호하고 있던 주민들도

오늘 정말 좋은 하루 보내라며 격려해주었다고 한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딱 필요한 때에 남편에게 알려준 것은 정말 주님이 보내주신 천사가 아닐까 싶다.

남편이 그 자리에 가지 않고서는 절대 아들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


이 사건으로

수 선생님네 가족에게 우리 둘째의 존재는 아주 깊이 각인되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삼남매는 엄마 전화번호를 외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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