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살이 에피소드> 짜장 만들기

by stark

학교에서 큰 아들의 숙제로

다문화 요리 레시피 책을 만든다고

레시피를 가져오라고 했다.

아들과 상의 후, 우리는 짜장면을 선택했고

구글에서 영어로 잘 설명된 레시피를 찾아냈다!!

그렇게 숙제를 잘 제출했는데

이번에는 그 레시피에 따라 요리한 샘플을 보내달라는 이메일이 왔다.

그래서 어제 나는

아이들과 함께 근처 한인 마트에 짜장 가루를 사러 갔다.

계좌에 잔고가 부족해

집에 있는 현금을 탈탈 털어서.


마트에 갔는데 짜장 가루가

대용량으로 12불짜리만 가득했다.

카레, 하이라이스는 종류도 많고 크기도 다양하고

가격도 다양한데!!!

짜장가루만은 최소금액이 10불!!!

내가 가진 돈은 9불!!! ㅠㅠ


이 와중에 막내는 눈치도 없이

한국 과자 오! 예스를 사달라고 딜을 시도한다.

한국처럼 계좌이체도 안되고

신용카드도 없고

주변에 돈 빌릴 사람도 없고

옆에서 짐 정리중인 인도인 직원에게

“작은 사이즈 없어?”

물어보려니, 영어로 뭐지?? 머리 굴리며

진땀 빼고 있을 때,

춘장!이 떠올랐다.

다행히 5.99달러짜리 춘장을 발견했고

막내와 협상해서 초코과자 96센트짜리 하나까지 구입했다.


집에 와서 짜장을 만들었다.

야채 볶고 물 넣어 끓이다가 분말 가루 넣으면 끝!인데

춘장은 처음이라

수없이 만들었던 기본코스 짜장 하나 만드는데

야채 볶다 검색하고 이 팬 저 팬 기름 둘러 볶고 젓고

정신없이 진땀 빼며 만들었다.

어떤 사람은 춘장을 기름에 튀기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저온에 살살 저으며 볶으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기름을 걸러 내라고 하고

나는 볶다보니 걸러낼 기름이 안 생기고. ㅠㅠ


우여곡절 만들어 낸 짜장으로 저녁밥을 먹으며

남편에게 이 긴 사연을 얘기하니

이것이야말로 정식요리라며

본인도 춘장으로 짜장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한다.

앞으로 짜장은 남편이 만드는 걸로.


한국, 나에게 익숙한 환경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능숙하게 대처했을텐데

다양한 대안도 많았을텐데,

말 한마디라도 하려면 여러 번 생각해야 하는

낯선 이 환경에서

한국 우리 동네가 그리웠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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