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에로를 아시나요.
옛날 옛적
눈물을 흘리면 다이아몬드로 변해버리는 한 여자가 있었답니다.
그것을 안 삐에로가
그 여인을 괴롭혀 매일 밤 눈물짓게 했고
결국엔 붉은 다이아몬드 하나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는데요.
뒤늦게 후회하며 그녀를 기억하기 위해
평생 얼굴에 눈물자국 하나 그리고 춤추며 노래했답니다.
가만히 오늘 삐에로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붉게 칠한 입가의 억지웃음 자욱이 시리게 아파오고
어색한 흰 분칠이 차갑게 아려옵니다.
삐에로의 얼굴을 오늘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더 이상은 떨어지지 않는 어색한 눈물 한 방울 쇳덩이처럼 무겁기만 합니다.
후회해도 지워지지 않는 형벌처럼 기억이 아로새겨진 그 옛날 삐에로는
줄을 타면 행복하고 손풍금을 울리며 그 여인을 기억하는 사랑 노래를 불렀겠지요.
거울을 봅니다.
그 속에 삐에로 닮은 사내 한 명 있습니다.
아픈 기억도 없이 눈물 흘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