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adfast:변하지 않는 사랑의 의미

by Story P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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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에서 Beach Read를 읽고 토론하던 중, "People clinging to whatever steadfast thing they could find?"(p.220) 이 문장이 칼날처럼 마음을 벤다.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 매달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같이 책대화를 나누던 에이미님이 문득 말한다. "집 근처에 Steadfast란 카페가 있어요." 그 카페 간판을 상상해본다. 가본 적은 없지만, 그 이름이 이제야 진짜 의미를 드러낸다.

Steadfast. 확고한, 변하지 않는, 꿋꿋한.

이 단어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다. 안데르센의 "The Steadfast Tin Soldier", 용감한 주석병정.


한쪽 다리가 없는 주석 병정이 종이 발레리나를 사랑한다. 아라베스크 동작 중인 발레리나의 한쪽 다리만 보이자 병정은 확신한다. '그녀도 나처럼 다리가 하나다.' 착각에서 시작된 동질감이 사랑으로 타오른다.


사랑은 어쩌면 완벽함에 대한 동경이 아니라 결핍의 공유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병정은 자신만이 가진 고독을 그녀도 안다고 믿었고, 그 믿음이 사랑을 낳았다. 타자를 이해한다는 것이 결국 자신의 틀로 상대를 재단하는 것이라 해도, 그 불완전한 이해조차 진실한 사랑이 될 수 있다.


병정은 창문 밖으로 떨어져 하수구를 떠내려가고, 물고기 뱃속 어둠을 견디며, 불 속으로 던져진다. 모든 시련 속에서도 그의 마음은 바위처럼 견고하다. 발레리나를 향한 사랑은 steadfast하다.


Beach Read의 그 문장이 말하는 것도 이것이 아닐까? 사람들은 확고한 무언가를 붙잡고 산다.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을 찾는다. 주석 병정에게 그것은 발레리나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 사랑이 그를 지탱하는 전부였고, 모든 고난을 견딜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병정은 그녀 곁으로 돌아온다. 불 속에서 녹아내리면서도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발레리나 역시 그와 함께 재가 되어 하나가 된다. 이것이 steadfast love다. 조건이나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끝까지 변하지 않는 사랑.


에이미님 집 근처 카페 이름이 새롭게 보인다.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각자에게도 steadfast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SRC 북클럽 회원님들 각자에게도.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꿈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신념이 그들을 지탱하는 불변의 힘이다.


주석 병정의 이야기는 묻는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그의 사랑은 외적인 조건이나 상황에 흔들리지 않았고, 시련이 닥쳐도 변하지 않았다. 그것이 steadfast함이었다. 어쩌면 그런 사랑이 우리를 지탱하는 힘이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Beach Read의 한 문장에서 시작된 깨달음이 안데르센의 동화로 이어지고, 다시 일상의 카페 간판으로 돌아온다. 문학이 우리 삶에 부여하는 의미가 바로 이것이다. 단어 하나가 품고 있는 깊이와 그것이 우리 마음에 닿는 순간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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