ㄷㄹㅁ

팩트와 진실

by esu son

(2절)


1999년 6월 학교를 그만두고, 고시원을 나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석계역 근처 클라우드 9이라는 작은 커피숍에서 일 하기. 3층 예쁜 커피숍에서 커피도 만들고 파르페도 만들고. 그 곳에서 나보다 2살 많은 알바생 언니와 친해져 그 언니 친구들 무리와 몰려다녔다. 술 마시고 노래방 가고 하루하루가 참 신이 났던것 같다. 인생을 살아보니 언니 오빠들이 참 착했던 것 같다. 나에게 허당 이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그렇게 산지 고작 몇 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파워 J 였던 나는 중졸 이라는 사실에 점점 초조해졌다.


건너건너 아는 언니가 그해 겨울 서울 성북등 씨튼해바라기 집이라는 곳을 소개시켜줬다. 자신이 성북동 성당을 다니는데, 그곳에 공부도 시켜주고 밥도 먹여주는 곳이 있다고 했다. 나중에 성인이 되서 알고 보니 그곳은 가출여학생들이 궁지에 몰렸을 때 가는 곳이었다.


먹고싶은 것도 하고 싶은것도 많은 성격탓에 1년에 딱 두번 4월, 8월에 있는 중학교 검정고시,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졸업했다. 고아로 크다 - 소녀가장이 되서 쥐가 들 끊는 곳에 있다 - 고시원에 탈출하고 나니, 나에게도 가족이 있고 따뜻한 보금자리가 있구나.. 그 곳에 있는동안 안도가 되었다.


얼마 후 수녀님은 나보다 어려운 아이들이 더 많다며 자립을 하라고 했다. 또다시 버림받는 기분이었다. 오기라도 생긴걸까. 오기가 생겨서,, 아니 먼곳으로 가긴 무서워 였을까.. 살던 곳 500미터 반경거리에 고시원을 얻었다. 돈 한푼 없었는데 어떻게 얻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기가 차다...


일단 고시원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으로 간다.

사는 곳이 편의점 바로 뒤에 있고 성실히 일을 할테니 일을 시켜달라고 한다.

오케이 사인을 받아내고 고시원으로 가서 앞 편의점에서 일 하고 있으니 방세를 한달뒤에 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혹시 남는 이불이나 샴푸가 있으면 달라고 한다.

끼니는 밥이랑 라면으로 해결하면 된다.


그렇게 나의 2001년 여름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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