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이는
어릴 적부터
검은 문신을
곳곳에 그렸고,
하나 하나
늘려온
작고 귀여운 문양들은
막상
모아보니
더러운
오물투성이처럼
보여
마음을
아프게
조여오는데
짧게짧게
끊어왔던
챕터를
지금와서
길다랗게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눈 앞에
보이는
만다라 포스터를
보다가
그만
거품 그득낀 라떼를
나이테가
새겨진
테이블에
쏟고말았다.
나이테는
더이상
보이지 않고
짹짹 거리는 듯한
기타소리
그제서야
귓전에서
너도
괜찮은 놈이라고
그러니
어제밤
고장난
형광등은
차라리
커버를
깨뜨려버리는 것이
속시원할지 모른다며
살살
긁어낸다.
때마침
마무리하는
드럼이
심벌을
톡톡
건들며
아프리카에 있는
아이들 중에는
아직도
굶주리는
이들이 있지
음
그럼
아직 있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럼에도
트럼펫은
밀고나가며
어
맞아.
니말이
다맞아.
버러지같은 놈들은
세상에
넘치고도
남아.
주인장은
쏟은 라떼를
다시
떠오며
한 번 더
쏟아내도
괜찮다고
말한다.
오후 내내
가게엔
손님 한 명
오지 않았고
덩그러니
놓여진
코트와 가방은
유일하게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고
모든 사태를
조용히
지켜보겠다는 듯이
검게
더욱 검게
착잡해질 수 밖에
없다며.
메아리처럼
반복되는
소리에
연주가
생각보다
먼 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음을
깨달았고
가끔가다
울리는
샛소리가
문에 달린
풍등소리라는 것을
주인장은
넌지시
건네는데
입술 끝에
묻은
우유 찌꺼기를
지금 꼭
닦아야한다는
역사적 사명아래
티슈를
찾아
헤매는데
삐약이
이녀석
아직도
구석에서
울고
자빠졌고
아무도.
아무도.
없었어.
아무도.
아무런
구원도
존재할 수 없는
상황.
그것은
하늘아래
유일한.
키보드는
클리셰 처럼
끝에서 끝을
문지르며
이번 연주는
끝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