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내 일이 아니야 오른 뺨을 밀어넣으며

by 비상 시 출구


사람 한 명이 그늘로 들어갑니다. 사람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또 다른 사람 들어갑니다. 삼 백년 자리를 지킨 나무의 그늘은 삼 백명 품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일단 몸을 구겨넣습니다. 검은 형체 끝 비죽거리는 가지 그늘에도 발 하나 걸쳐두려 안간힘을 씁니다. 이미 땀은 다 흘렸습니다. 햇빛은 계속해서 내리 쬐는데, 그곳에 평생 있을건가요. 아니아니 그건 내 일이 아니지. 눈길이 자꾸만 향해도 손으로 오른쪽 뺨을 거칠게 밀어넣으며 그건 내 일이 아니라고. 나도 땀을 흘리고 싶지 않다고. 집에 오는 길에 한참을 울었습니다. 퉁퉁 불어터진 눈은 바늘 하나 가져다대면 톡 하고 터질 듯 합니다. 건조한 세상에 빨래 널은 방은 그 밸런스가 알맞습니다. 눈가에 습기때문인지 성애같은 망울들이 맺힙니다. 민요 느리게 타령이 흘러나옵니다. 앞동산 개나리 피고, 뒷동산 산나물 캐러 나선다. 갈까보다 남군따라서 멀리 떠날까보다. 정든 임을 부러진 다리로 따라갈까 합니다. 사랑 타령하다가 복을 기원하며 악은 종료합니다. 그렇게 끝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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