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당신이 마셨던 그 한 잔에 담겨 있던 지난한 시간을 돌아보며 하늘 향해 담배연기를 뿜었던 거야. 당신은 여전히 걷고 있었고 길게 자란 손톱은 그 틈으로 쉽게 떠나보냈을 것들 수집하는 용도 이외의 아무런 효용 없었어.
벌새는 멀리 날아갔고 시시각각 온몸이 가려워 자세를 변경할 수밖에는 없지. 커다란 미꾸라지 여름 내내 꿈틀거리며 활개쳐도 사람들 눈에는 자꾸만 흔들린 기억. 어쩌면 세상은 그대로인데 흔들리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는 오래된 습관.
사람을 보내달라던 그들의 눈빛에는 하얀 피가 섞인 강에 발 담그고 이유 모를 비릿함의 근거에 매달려 때론 웃으며 털어버리자고 했던 선지자의 기억. 그러나 점차 굳어가는 피부표면 조각은 웃으면 안 되는 순간을 웃으며 흘려보냈다는 아찔한 자각이 곁들어지고 그건 마치 다 된 요리에 발사믹 식초를 쏟아버린 것만 같은 거북함.
두 눈을 짙게 칠한 여우 부족의 수장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새로 들어온 부족원들을 쓸어내려보다가 이내 오늘 자기네 사람 먹여살릴 거리에 몰두한다. 하지만 돼지는 한정되어 있고 바나나 아무리 많아 보여도 결국 한 송이라고 불리는 것.
한 사람이 문을 열고 빵 굽는 틀 속으로 들어간다. 밀가루 반죽은 틀에 맞춰 모양을 잡는다. 오븐은 서서히 뎁혀지고 마냥 차가웠던 빵틀이 체온보다 높아진 것을 깨달은 순간 이제 나의 피부는 조직되었다. 겉은 반들거리고 속은 익어가고 먹기 좋은 향 풍기기 시작했고 몇몇은 맛있다고도 하였다.
마침내 종소리 울리고 오랜만에 바라본 세상은 무수한 손가락들과 때론 더럽도록 엉키는 혀들이 입술을 닦고 침을 삼키는 소리. 빵틀은 이제 없고 그래도 스스로 모양 유지하며 대견스러워하는 모습 속에 한 쪽이 뜯겨나간다. 다른 한 쪽도 뜯겨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