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버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쉽게 흔들리지 않고, 감정을 내보이지 않으며,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은 척 하는 사람. 그렇게만 살면 어른이 되는 건 쉬울 줄 알았다. 누구에게 기대지도, 너무 힘들다고 말하지도 않으면 괜찮은 사람처럼 보일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렇게 쌓아둔 마음의 짐이 나를 짓눌렀다. 어느 날은 별일 아닌 말 한마디에 눈물이 나고, 아무것도 아닌 듯한 하루가 감당되지 않을 만큼 무겁게 느껴졌다. 버티는 일은 점점 나를 고립시켰고, 결국 나는 스스로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생각하게 됐다.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보다, 진짜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괜찮다는 건, 아무 일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일어나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 아닐까. 이제는 버티는 대신, 괜찮아지는 쪽을 택해보기로 했다. 더딘 회복이라도, 그 속에서 내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이는 연습을 시작해본다.
나는 이제 안다. 무너지지 않아야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이제는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려 한다.
“그래도 너는 괜찮아. 그렇게 살아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