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님! 어떤 성격이 승무원으로 일하기 좋을까요?

EP.직업일기

by 꼬마승무원

"선배님! 저 질문 있어요. 도대체 어떤 성격의 사람이 승무원으로 일하기에 좋을까요? 제 주변에 보면 승무원으로 일하다가 도저히 안 맞아서 금방 그만두는 사람들 소식을 많이 들었거든요."


위와 같은 질문을 10월 휴가 중에 참여한 특강에서 한 후배에게 받았다. 순간 곰곰하게 생각해봤다. 글쎄... 어떤 성격이 승무원에 참 잘 맞는 사람일까? 사실 따로 준비해 온 답변이 없는 질문이라 당황하면서도 그냥 내 생각을 바로 말했다.


"음..저는 편안한 성격의 사람이 일하기 좋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편안하다는 건 내가 타인들의 눈으로 볼 때, 편안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질만한 성격을 가졌다는 것, 그리고 타인을 내가 편안하게 인식할 수 있는 성격을 가졌다는 걸 의미해요. 팀으로 비행하지 않는 외항사의 특성 상, 매 비행마다 새로운 얼굴들을 항상 마주해야해요. 승객들도 항상 새롭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편안함이 매우 어렵다면 일하는 것에 있어서 타인들도 영향을 받지만, 제일 힘들고 괴로운 건 본인이에요. 내가 타인과 잘 어울리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본인보다도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알기 마련이거든요."


최근에 프랑스 파리의 비행은 정말 행복했다. 뭐 나는 글을 쓸 때마다 항상 비행이 행복하고 좋았다고 그러는거 같은데 ㅋㅋㅋㅋ 워낙 좋게 좋게 생각하고 가져가려는 내 마음가짐이겠다만, 정말로 이번 파리 비행의 모든 크루들이 좋은 사람들이었다. 위에 내가 말한대로, 내가 편안함을 상대방들에게 느끼기도 했지만, 내가 좋은 사람이고 괜찮다는 느낌의 편안함을 상대 크루들도 느꼈던 것 같다. 단 한 사람만 빼고...


그 크루는 마치 두 얼굴을 가졌달까... 본인의 상사들 앞에서는 매우 유쾌하고 친절했지만 본인보다 랭킹이 낮은 크루들에게는 뭔가 달랐다. 잔소리도 참 많았고, 상사들에게 보였던 그 큰 웃음은 없었다. 그렇다고 너무 AM 스타일은 아니라 하나하나 못되게 건수를 잡아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은 또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본인의 주니어들에게는 '편안함'을 주지 못하는 크루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불편함을 중요한 건 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 느꼈다는 것이다. 문화와 인종만 다를 뿐이지 같은 사람인지라 모두가 느끼는 감정은 똑같다. 그러니 다행히 그녀와 일을 안 하게 되어서 좋다면서 서로가 은근슬쩍 뒤에서 속닥속닥했다.


나는 굳이 승무원이 아니더라도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하나의 인격체이자 구성원으로서 타인과 잘 어울려져 살아가는 것 중에 하나로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유아기 시기를 지나 유치원 시절부터 시작하여 학창 시절을 지나 지금까지 수 많은 친구들과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쌓아간다. 그 순간부터 인간도 동물인지라, 타인에게서 느껴지는 편안함과 이 사람은 잘 맞겠다는, 내가 타인으로부터 느끼는 편안함을 바탕으로 나랑 제일 친한 친구와 내 무리들을 형성해나간다. 아무리 친하게 지내려고해도, 불편함이 남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결국 그 사람과의 관계는 거기까지인 것이다.


내가 편안한 감정을 가지고, 편안한 느낌으로 상대방을 대한다면 상대방은 분명이 느낀다. 그렇다면 그 사람이 처음에 내게 가지던 불편함은 분명히 덜 할 것이고, 함께 편안함으로 나를 지켜보고 대할 것이다. 승무원 면접에서 합격하는 사람들? 아마 당시 면접관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친근한 사람냄새를 전해줬던 사람들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그러면 이렇게 질문할 수 있겠다.


"저는 상대방을 편안하게 바라보고 대했는데, 상대방은 그게 아닌가봐요. 어떻게 해야해요?"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그럼 그냥 내비두세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른 데 그걸 강요할 수는 없잖아요. 내가 편안하게 상대방을 대했는데 상대방이 불편함이 더 크다면 그냥 그렇구나하세요. 결국 둘이 안 맞는거니 그냥 받아들이면 편안합니다. 아, 저사람은 저렇구나. 내가 불편한가보구나. 그런가보지 뭐. 결국 제일 중요한 건 나에요. 내가 편안함을 느끼면 되는 거에요. 그러면서 성장해나가는 거고, 그러면서 나랑 맞는 사람들을 분명 만나게 되는 거구요. "


'편안함'을 타인으로부터 느끼고 또 '편안함'을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사람. 이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승무원으로서 일하기 가장 좋은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위의 성격이 가능하려면 내 스스로가 '편안한'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예민하고, 가시 돋히고, 못된 그런 사람이 아니라 편안하고 안정적인 성격의 그런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들이 부정적인 감정들보다는 더 많은 그런 성격의 사람. 항상 시선을 좋은 쪽으로 바라볼 수 있는 넓은 포용력과 견문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 비행일기가 다른 승무원들과 다른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