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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문화에서 느낀 여유의 미

EP.비행일기_프랑스 파리

by 꼬마승무원

"Have you ever experienced any Culture Shock?"

"Have you every experienced any Culture Difference

when you work with other foreign colleagues?"

문화적인 충격이라든지, 문화 차이를 직접적으로 느껴본 적이 있냐는 위의 질문들은 외국항공사승무원 채용에서 흔하게 자주 나오는 질문들이다. 그야 당연하지.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니까. 그렇기에 누군가의 행동과 생각이 어떤 이에게는 매우 무례할 수도 있고, 일상적인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면, 태국에서는 머리를 만지는 행위는 무례한 것이다. 왜냐? 태국인들은 머리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심지어 어린아이라도 머리를 만지는 건 안된다. 나도 태국인 크루들이랑 함께 비행하게되면 이 점은 항상 유의하면서 비행한다. 그 친구의 머리에 뭐가 묻었다고하면, 꼭 말해주고 본인이 떼도록 말해준다.

내가 한창 승무원을 준비했을 때, 나는 독일에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이를 바탕으로 면접 답변을 준비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문화 차이를 겪었고 의도치 않게 무례함을 저질렀었고. 서양권에서는 한국과는 다르게 식당 종업원을 큰 목소리로 부르거나 크게 손을 들고 '익스큐즈미!' 하는 건 굉장한 실례라고한다. 당시에 나는 그걸 잘 몰라서 나도 모르게 손을 번쩍 들었는데, 함께 식사를 하던 독일인 친구가 놀라서 손 내리라면서 당황해하면서 그 이유를 설명해줬던 기억이 있다. 이는 종업원을 노예라고 생각하고 부르는 아주 예의 없는 행위였음을 그 친구를 통해 감사하게도 알게 되었고, 기다림의 미학을 배우고 그저 강력한 아이컨택과 눈웃음을 지어야함을 깨달았다. 또한 손을 들어도 어깨 위로 올라가지않도록 하는 것이 매너이다.

승무원이 되고난 후, 오랜만에 이런 문화적인 차이에 대해서 프랑스 파리 비행을 통해서 느꼈다. 나는 특히나 식사 매너에서 많이 느끼는 것 같다. 프랑스는 식사를 할 때 굉장히 천천히, 여유있게 하는 국가 중 하나로 유명하다. 때문에 간혹 비행에서 식사 서비스가 좀 느리거나 하면, 확실히 한국이나 아시아 국가에서는 성질이 급해서 "도대체 제꺼 메인 코스는 언제 나와요?" 라며 빨리빨리를 시전하는 승객들이 종종 보인다. 하지만 유럽 국가에서는 전혀 그런 걸 느끼지 못한다. 특히나 프랑스 비행에서는 말이다. 뭔가 내가 느끼기에 너무 서비스가 느린 거 같아서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면, 오히려 그들은 전혀 그러지 않다면서 우린 천천히 식사하는 거 좋아한다며 승무원들을 안심시켜주기도 한다.

최근에 다녀온 프랑스 파리 비행에서 그들처럼 여유의 미를 느끼고 싶어서 장원영이 추천한 맛집에 혼자 다녀왔었다. 럭키비키 원영씨의 미각을 함께 즐기고 싶어서 그 가게의 대표 메뉴가 아닌, 양파스프와 오리스테이크를 먹었다. 워낙 한국인도 많고, 아시안들이 많았는데 그래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내 테이블을 담당한 웨이터는 내게 음식이 한꺼번에 나오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음식 하나를 받고 다 식사를 마친 뒤, 또 다른 음식을 기다리는 전통적인 프랑스 코스식의 형식을 원하지를 물어봤다. 해서 그들의 식사 매너와 스타일을 배워보고싶어서 원 바이 원의 식사 스타일을 선택했다.

미리 식사를 하기 전, 구글을 통해서 프랑스 식 식사 매너를 찾아간 것처럼 빵은 조금씩 손으로 뜯어 먹고, 팔꿈치를 식탁에 대고 먹지 않도록 주의했다. 그렇게 양파 스프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식사를 시작하는데 나도 모르게 여유로움과 기다림의 미를 배우게되었다. 양파스프를 천천히 먹으면서 다음에 나올 오리 스테이크는 과연 어떨까? 라며 혼자서 은근히 기대하게 되었다. 양파 스프의 맛을 음미하면서 다 먹은 뒤, 조용히 옆으로 스프 그릇과 스푼을 둔 뒤에 스테이크가 나오기까지 밖에 사람들과 풍경을 쳐다보는 여유를 느꼈다. 큰 소리로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사람들이 많아 시끄럽다기보다는, 테이블이 꽉 차 있어서 조용한 웃음소리와 행복한 말소리들이 한 데 모여서 오는 시끄러움을 느꼈다. 아마 한국처럼 음식이 한꺼번에 나오는 걸 원하고 그렇게 먹었다면, 다음 음식에서 나오는 기분 좋은 설레임과 기대감은 떨어졌을 것이고, 나는 주린 배만 채우는 데 집중해서 주변의 환경과 사람들을 바라보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그렇게 맛있게 스테이크는 물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까지 멋지게 뿌신 나는 은은하게 올라오는 배부름과 만족감을 느낀 채 그 가게를 떠나 숙소로 다시 돌아갔었다. 실제로 양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기다림의 미학으로 천천히 즐긴 음식들 덕분인지 은은하게 오는 배부름에 만족감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고 확 다가오는 배부름의 만족감보다 크게 다가왔었다.

여러분들은 혹시 나처럼 식사에서 오는 문화차이를 많이 느낄까? 아니면 느껴본 적이 있을까? 이렇게 다양한 국가를 다니고 먹고, 즐기고 돌아다니다보면 그 나라에 대해서 몰랐던 문화와 매너에 대해서 미리 알아가면서 공부도하고 직접 느껴보는 즐거움과 재미가 있다. 이게 바로 외국항공사 면접에서 면접관들이 원하는 문화 차이이자 매너이고,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즉, 직접 그 문화적인 차이와 매너를 경험해봄으로서 그걸 통해 느끼는 바를 전달하는 것. 이부분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

세상에 헛된 경험은 없다. 모든 경험들은 다 우리에게 교훈들을 준다. 그것의 깊이가 얕든, 깊든 말이다. 이걸 듣고 싶은 것이 바로 면접관들이 여러분에게 문화적인 차이를 겪어본 적이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이걸 느끼고 행해본 사람과 아닌 사람은 차이가 난다. 그만큼 배움의 자세에서도 더 관대하고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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