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카르마를 믿어

EP.마음일기

by 꼬마승무원

"그거 알아? 나 사실은 이 시드니 비행 스탠바이 콜업으로 불려서 오기 이전에,원래 로스터로 있던 비행이 시드니 비행이었어. 가기 너무 싫어서 병가냈더니만 다시 왔네,시드니."

"세상에. 카르마(Karma), 카르마."

"하하하, 맞아. 카르마. 이래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한다구."

원래 스케줄에 있던 시드니 비행이 너무나도 가기 싫어서 병가를 냈더니만,회사가 다시 그녀가 싫어하던 시드니를 다시 선물해줘서 착하게 살아야한다며 '카르마'이야기를 했던 내 추억을 회상하면서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카르마란,불교에서 말하는 용어로 몸으로 짓는 행동이든 말이든 무엇이든 지은 것이 추후에 받은 결과를 말한다. 이를 쉽게 말해서 '업보'라고 말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주면 준 만큼 받고, 받으면 받은대로 고스란히 주게 된다'라는 작용과 반작용의 말이다.


위의 카르마가 승무원에게 적용되는 예시가 바로 저런 식으로,내가 가기 싫어하는 비행에 병가를 냈더니 고스란히 다시 주거나 혹은 더 최악을 비행을 받게 되는 경우이다. 나도 저런 카르마를 고스란히 시간이 지나 되돌려 받은 적이 있다. 때는 바야흐로... 이유는 모르겠지만, 태국 방콕 비행을 가기 싫어서 병가를 냈었다. 그러고 시간이 지나서 잊고 지냈는데 떡하니 회사가 다시 방콕비행을 내게 되돌려주었다. 그래서 나도 속으로 '아..카르마네, 카르마야. 독한 회사.' 라고 생각했던 경험이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승무원들도 마찬가지이다. 비행에서 여러분들이 마주하게 된 굉장히 상냥하고 잘 웃는 승무원들이 사실은 알고보니 크루들에게는 못된 사람일 수도 있다. 승객한테는 웃으면서 잘하는데,알고보니 나이보다는 덜 자란 인성으로 거짓 가면을 쓰고 일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느끼고 생각한다. 바로 카르마에 대해서 말이다. 언젠가 승객을 통해서든 다른 승무원들을 통해서든 그런 사람들은 꼭 벌을 받게 되기 마련이고,본인이 한 것 이상으로 되돌려 받는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이유도 없이 본인의 재미와 이득을 위해서 사람에게 납득할 이유나 설명없이 상처주고 괴롭히는 못된 크루들과 승객들에 대해서 나는 카르마를 믿는다. 어쩌면 내가 종종 글에서 언급했듯이, '저 사람도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일테니 너무 미워하지는 말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무의식 속으로 카르마를 믿기 때문에 그럴 지도 모르겠다.

카르마는 어디에서든 존재한다. 승준생 분들에게도 그렇다. 어쩌면, 내가 운영하고 이끈 스터디에서 내가 가장 마지막으로 합격했던 이유는, 12번의 탈락과 고통을 겪은 이유는,남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주고 응원해주는 카르마가 부족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걸 다 채우고나니 내가 합격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난 나와 인연이 되는 승준생분들에게 말한다. 면접장에서 만나게 된 사람도 그렇고,합격하게 된 사람도 그렇고 경쟁자로 인식해서 미워하고,부러워하지말고, 견제하지말고 그냥 같은 꿈을 꾸고 먼저 달려나가게 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응원해주고,축하해주고,행복을 빌어달라고말이다. 그 예쁜 마음이 분명히 언제가 본인에게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은 카르마를 믿을까? 모든 것들은 내 마음에서 이뤄진다. 당신이 갖고 있는 숨겨진 그 예쁘고 남을 위하는 마음은 곧 언젠가 다시 되돌아올 것이다. 그래서 요즘 나도 정말 아프거나 일이 있지 않는 한 그냥 가기 싫은 비행도 터벅터벅 떠난다. 언젠가 내가 싫어하는 이 비행이 내가 정말로 중요한 순간에 내 발목을 잡을 수도 있으니깐.

그렇다. 나는 카르마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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