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비행일기
최근에 인도비행을 다녀왔다. 정확한 전문가적 지식이 있지 않기 때문에 말을 하기가 어렵다만,항상 인도양 상공 쪽에서는 항상 타 비행에 비해 난기류,일명 터뷸런스(Turbulence)가 심하다. 이번 비행 역시 난기류가 심했는데 그 정도가 다른 것에 비해서 매우 높았다.
때는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캡틴이 착륙을 위한 준비를 하라는 안내방송을 만들었다. 이에 승객들에게 안전벨트를 착용하라,충천기를 빼라,USB를 빼달라,좌석 등받이를 앞으로 세워달라,기내 트레이 테이블을 보관해달라 등의 안전 사항들을 얘기하면서 얼추 정리 후 바로 크루들 전용 좌석에 착석했다.
그러고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갑자기 급작스러운 난기류와 마주쳤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탔듯이,기내는 위아래로 흔들렸으며,나의 두 발은 공중으로 순간 붕 떴었다. 모든 승객들은 갑작스러운 난기류로 인해서 소스라치게 놀라하며 순간 다들 하나같이 놀란 소리를 내었다. 하지만,이는 작은 시작에 불과했었다. 약 2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기내 난기류가 찾아왔었다. 아까의 강도보다도 너무 심한 난기류였고,엄청난 난기류로 인해서 승객들 일제히 모두가 소리를 질렀다. 어린 아이들은 비명과 함께 무서움으로 울음을 터뜨렸으며,내 앞에 앉은 건장한 30대의 인도인 남자 승객은 두려움과 무서움에 두 눈은 토끼처럼 잔뜩 커졌으며 과호흡이 온 것처럼 숨을 헐떡였다. 그의 한 손은 그의 좌석 밑에 크루들이 밟고 올라갈 수 있는 작은 구멍을 꽉 쥐고 있었다.
그렇게 공포의 난기류를 뚫고 비행기는 무사히 착륙을 마쳤다. 모든 승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그렇게 안녕을 기원했다. 몇 몇의 승객들은 나와 크루들에게 이런 난기류가 굉장히 자주 일어나는 지 물어봤고,솔직히 말하자면 이렇게 심한 경우는 나도 처음 겪는다며 무서웠다고 말을 했다. 그러자 승객들 역시 본인들도 그렇다면서 언제나 안전하게 건강하게 비행하기를 바란다며 우리들의 안전와 안녕을 기원했다. 난생 처음으로 겪은 심한 기내 난기류로 인해서 정말 처음 1-2분만 늦었다면 공중으로 붕 떠서 머리를 기내 천장에 찧고 떨어졌을것임을 다른 크루들과 함께 공감했었다.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브리핑룸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나오는 얘기 중에 하나. 그것이 바로 오늘 이야기의 제목, '안전 앞에서는 항상 이기적일 것'이라는 말이다. 내가 종종 다른 이야기를 통해서 말을 했지만,승무원이 건강하고 안전해야지 나머지 승객들의 안전과 목숨을 책임질 수 있다. 이런 이유들 뿐만 아니라,항상 사무장과 부사무장들이 말한다. 승객들 뿐만 아니라 우리도 그냥 인간으로서,사랑하는 가족들,친구들,연인,반려 동물들이 있지 않냐며. 안전하게 비행을 마치고 돌아가 그들의 얼굴을 보고 소중한 하루를 보내고 싶지 않냐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승객들의 안전도 중요하지만,승무원들 우리의 안전 역시 중요하니 절대 잊지 말라고 말한다.
여러분들이 승무원이 되면,본인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해내기위해서 이를 잊어버리거나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캡틴이 자리에 앉으라는데 딱 마지막 줄만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면 서비스가 끝난다면서 무시하고 그냥 서비스를 계속 하는 승무원들도 많다. 이제 막 뜨거운 음료 서비스를 나갔는데,갑자기 좌석 벨트 표시 등이 켜지거나 캡틴이 자리에 앉으라는 말에 아까우니 그냥 승객에게 주는 승무원들도 있다. 목숨과 안전보다는,본인에게 주어진 임무만 생각하고 행하는 것이다. 나 역시 가끔 그런 적이 있었는데,이번 심한 난기류로 인해서 반성을 하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의 편의'라는 눈 앞의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닌, '이 순간 이후의 미래'라는 숲을 짧은 시간 안에 바라보는 Situation Awareness와 Sense가 승무원에게 필요한 것이다.
짧은 순간에 내 건강과 목숨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어쩌면 위험한 환경에서 이기적인 마인드는 나 자신을 지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생각한다. 나 자신과 내 가족들 등 소중한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지키는 당연하면서도 필수적인 마음가짐이라 생각한다.
아마 이번 심한 난기류를 같이 겪어낸 승객들도 안일한 생각으로 대하던 안전 벨트와 승무원들의 안내 사항에 그 어떤 때보다도 큰 경각심과 감사함을 지니고 앞으로는 안전 벨트를 잘 멜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의 안전을 더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을 더 가지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고한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비행기를 타는 그 순간만큼은 안전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이기적이게 굴 것을 말이다. 당신을 위해서,그리고 소중한 당신의 주변 그 모든 것들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