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생활기) 집 구하기

집 찾기에서 집 계약까지

by 일일시호일


한달 먼저 두바이로 간 남편에게 맡기기에는 확신이 들지 않아 일단 기다리라고 했다.

에어비앤비에서 1달 가량을 지내면서 주변 지역을 물색해 보며 우리 가족들에게 적당한 집을 찾기 시작했다.

둘째 아이가 두바이에 오면서 부담이 커졌는지 갑자기 소리틱에 운동틱까지 생겨 엘리베이터, 로비 등 사람들을 마주쳐야 하는 아파트 생활은 불가능 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두바이 주택 렌트는 빌라, 아파트, 호텔 레지던스 형태 중 선택할 수 있다.


빌라는 개인이 지은 단독주택 형태거나, 우리나라 타운하우스 형태의 주택을 말한다. 개인 단독 주택은 대부분 현지 에미라티가 살았던 주택으로 크고 화려한 경우가 많다. 타운하우스 형태는 공원이나 운동장, 심지어 쇼핑몰까지 갖추어 놓은 경우가 많다. 동네에 간간히 보이는 ~숙으로 표현되어 있는 건물이 쇼핑몰이다.


아파트는 밀도를 최대한 높여 많이 공급 하려는 해안가(마리나)나 도심에 많이 배치되어 있다. 두바이의 아파트 외관은 한국에서는 도시계획법, 건축법에 갇혀 시도해보지도 못할법한 다양한 디자인이 경쟁을 하듯 멋지게 들어서 있다. 아파트는 대부분 4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가 많고 2~3개 동으로 구성된 곳이 많으며 저층부는 상가시설과 결합된 경우가 많다. 특히 해안가에 배치된 아파트는 인공으로 개발한 만을 중심으로 고층아파트가 감싸안고 배치되어 있으며 만은 바다로 연결되도록 해 요트 등 다양한 배가 정박해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경관적으로나 컨텐츠 적으로 두바이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호텔레지던스는 하얏트, 메리어트 등 누구나가 알법한 호텔 브랜드부터 아랍향기 폴폴나는 브랜드들도 있다. 두바이 호텔은 대부분 일반 객실이 있고 방 2개 이상의 아파트 형태로 된 호텔레지던스도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가구 등 모든 시설을 갖추어 놓았고 전기세, 수도세 등의 부대비가 추가 되지 않으며 비용만 추가하면 정말 호텔처럼 수건도 갈아주고 침대시트도 정기적으로 갈아준다. 호텔의 특징상 테라스가 없는 경우가 많아 답답할 수는 있지만 몇년간 잠시 사는 입장에서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점도 큰 메리트이다.


빌라와 아파트는 주택임대료 외에 전기세, 수도세, 인터넷 비용 등을 개별 임차인이 지불해야 하고 모든 살림살이를 직접 가지고 와야 하지만 마지막으로 소개할 호텔레시던스는 호텔 형태를 주거모델로 그대로 가지고와 몸만 들어가면 살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전기세, 인터넷 등의 부대 비용도 없다. 특히 추가 비용을 지불할 경우 청소, 수건이나 시트 교체 서비스도 제공한다.


빌라는 대부분 2층 정도로 벽을 맞다가 같은 주택이 주루룩 있는 타운하우스 형태와 아랍에미레이트 현지인이 사는 단독주택 형태가 대부분이다. 1층은 대부분 마당, 주방, 거실, 스터디룸(작은 방), 화장실, 주차장 정도, 2층은 가족실, 방, 화장실 정도가 배치되어 있다. 보통 주차장과 현관이 있고 들어가면 독립된 마당이 있다.


아이들이 많거나 마당있는 곳을 선호하는 가족들이라면 우리나라 주택과 같은 빌라를 선택하면 된다.


두바이에서 집을 찾는 방법은 크게 4가지 방법이 있다.

- 부동산 인터넷 사이트

- 한국인 부동산 중개인에게 소개받기

- 페이스북 그룹

- 발품팔기


첫번째 '부동산 인터넷 사이틀' 통해 직접 살 집을 찾을 수 있다.

집주인이 부동산 중개인에게 의뢰하면 부동산 중개인은 집 사진과 함께 주택 임대료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주택 전문 사이트에 올리게 되고 일반인들이 그 정보를 볼 수 있다.

집을 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원하는 지역을 지정하면 해당지역에 임대하는 주택 리스트를 한꺼번에 볼 수 있고 주택간 집의 상태, 가격 비교가 되어 편리하다.

두바이에서 가장 유명한 부동산 사이트는 아래와 같다.

- 프로퍼티(Property finder) : 가장 많은 주택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플랫폼

- 두 비 즐(Dubizzle) : 주택 및 다양한 중고물품을 파는 플랫폼


두번째 한국인 부동산 중개인을 찾아 의뢰하는 방법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일하는 한국인 중개사는 물건이 한정적인 경우가 많고 선택 가격의 폭이 좁을 수 있지만 의사소통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인 중개사의 연락처는 한인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한국인 정보신문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세번째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해서 찾을 수도 있다. 페이스북 그룹에 두바이 지도를 보면 나오는 지역이름을 검색하면 대부분 해당지역의 그룹이 있다. 내가 살던 '스프링스'로 검색하면 스프링스, 스프링스 + 미도 등의 관련 여러 그룹이 검색된다. 가입해서 보면 그 동네 주민이 올리는 주택 매매정보, 중고물품, 주택들의 문제점 등 다양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네번째 직접 발품을 팔아 찾을 수도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커뮤니티를 둘러보던가 에어비앤비 등으로 살고 있는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집앞에 렌트라고 적혀있는 주택을 종종 볼 수 있다. 보통 연락처가 표기되어 있는데 부동산 연락처가 있으면 수수료가 있지만 직접 주인의 연락처가 있으면 수수료 없이 계약서를 작성할 수수도 있다. 발품팔기는 처음 집을 구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집을 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우리가족이 집을 찾을 땐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인 프로퍼티파인더에서 마음에 드는 주택을 찾아 계약한 케이스이다. 중개업자에게 집을 둘러보고 싶다고 홈페이지에 메모를 남긴 후 부동산 에이젼트 직원과 함께 직접 집을 보게 되었다. 25년 정도된 낡은 집이었지만 마당도 있고 2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있고, 도보 1분 거리에 호수도 있어 이 정도면 아파트처럼 소음에 일일이 신경쓰지 않고 살 수 있고, 마당에 빨래도 널고 자유롭게 살 수 있겠다 싶어 계약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2023년 당시 현재로는 찾을 수 없는 19만 디르함이라는 임대료가 책정된 집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한국 돈으로 환산해보니 1년에 약 7000만원 정도의 임대료로, 월로 계산하면 550정도의 비용이 드는 집이었다. 아~ 성북동 단독주택도 얻을 수 있는 비용이다 싶으니 정말 아까워도 너무 아까웠다. 이 집도 전체 커뮤니티에서 가장 저렴하게 나온 주택이 이 정도니 리모델링도 하고호수 전망의 집이라면 년에 억 단위의 비용은 들겠구나 싶었다.

다시 본론으로!

계약을 진행하기 위해 집 주인 서류를 받으려고 하니 집주인과 직접 계약하는 것이 아닌 대리인(POA; Power Of Attorney)과 계약하는 것이라고 부동산 에이젼트에서 말했다. 두바이에서는 외국인들의 주택 구입 사례가 많아 흔한 경우라고 했다. 그때까지는 POA와 계약하며 사기당하는 사례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POA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가 없었던 우리에게주택 임대차 계약의 지옥문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알고 보니 계약한 집의 집주인은 이라크 출신 미국인 할아버지로 미국 요양원에 거주하고 있고 이라크 출신 50대 정도 되는 아저씨가 POA를 맡고 있었다.


계약 할 때 꼭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 집주인 여권이나 신분증을 받고 그 정보가 등기부 등본 정보와 같아야 한다.

- POA와 계약할 경우 집주인이 주택임대 및 매매 등의 권한을 POA에게 준다는 위임장이 있고 위임장에 두바이 정부 공증 도장이 찍혀 있어야 한다.

- POA의 여권 등 신분증을 확인해야 한다.


우리가 계약했던 집에는 집주인이 POA에게 위임한 위임장에 두바이 정부 공증 도장이 없었다. 이렇게 계약하는게 맞는 건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바로 부동산에 연락해 확인해보니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믿을 수가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그 당시 살고 있었던 에어비앤비 집주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주택 임대차 계약 서류를 보여 주었고, POA 위임장 서류가 위조 될 수 도 있다는 말과 함께 이 상황은 두바이 국토청에서 관할하니 찾아가 보라는 팁을 얻을 수 있었다.


국토청에서 헤맨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진행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