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과 POA 간 주택 임대차 관련 위임에 대한 서류는 있으나 두바이 정부 직인이 없어 POA와 부동산 에이전트에 해당 서류를 요청했지만 중요한 것도 아니고 필요 없다고 했다. 우리 사기 당한 건가?
불안한 마음에 그 당시에 살고 있던 에어비앤비 집주인에게 물어봐 두바이 국토청에 도움을 요청해보라고 제안해줘 당장 다음날 찾아가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내가 민원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이었는데 반대로 힘없고 무지한 타국의 민원인이 되어 국토청을 찾게 되었다.
아직 도심에도 메인 도로는 120키로가 평균인 두바이 운전에 적응도 못할 타이밍에 집에서 30~40분 거리의 국토청을 찾아가는 것 자체로 긴장된 시작이었다. 잘 할 수 있겠지. 청소년기 아들 둘은 에어비앤비 집에 두고 도전을 시작했다.
두바이 토지청(Dubai land department)은 두바이 도심 중에서도 도심인 부르츠 칼리파 근처에 위치해 있었다. 네비게이션을 보며 바짝 긴장하며 운전하던 차 자동차 갈림길 앞에서 잘 가고 있는지 물어보는 남편의 전화가 왔다. 아~~~~ 길을 놓쳤다. 참사 발생 후 거의 1시간 더 걸려 도착할 수 있었다. 두바이는 한 번 길을 잘 못들면 돌아가는 뉴턴을 찾기 힘들다. 무조건 앞으로 한참 갔다가 돌아올 수 있다. 두바이 교통 설계는 정말 누가 한거야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교통체계라며~ 속으로 욕을 엄청 하며 국토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 주차장 아니라 운동장 아니 명품 자동차를 파는 중고 자동차 전시장 같았다. 수 많은 고급차들 속 전통 아랍 의상을 입고 썬글라스를 낀 젊은 남자들이 가득했다. 아랍남자들도 이렇게 멋있을 수 있구나 생각을 잠깐 하며 빙글빙글 주차장을 몇 번이나 돌고 있던 찰나 국토청 건물에서 서류를 들고 나오는 아랍인들이 눈에 띄어 바짝 차로 따라가니 눈 인사로 내 차 나갈테니 조금 기다려하고 한다. 그 차가 나간 자리에 겨우 겨우 주차 할 수 있었다.
에어비앤비 주인이 알려준 두바이 국토청 옆에 있는 타이핑센터에 갔다. 우리나라 중앙정부의 민원실 같은 곳이다. 민원인들이 번호표를 뽑고 자리에 기다리고 있었다. 우선 리셉션 데스크로 가 상황을 설명하니 직원을 안내해 주었고, 그곳에 주택임대 계약서에 문제가 있어 이것이 사기가 아닌지 확인하려고 한다라며 설명했지만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과 함께 나를 내부 사무실로 데리고 갔다. 관리자급으로 보이는 남자 직원에게 다시 설명하면 해결해 줄꺼라며 바로 자리를 피해버렸다.
남자 직원에게 서류 하나 하나를 보여주며 POA 서류를 믿을 수 없고, 등기상 집주인이 미국사람이라는데 정말 소유자가 맞는지 확인이 불가능해 사기를 당하는게 아닌지 불안하다고 했다. 관리자는 등기부 등본 확인이 필요하다며 결과를 내일 알려준다고 하였다. 여러 서류를 보더니 POA와 집주인간 체결한 위임장에 정부 도장이 없는건 문제가 심각해서 원할경우 주택 계약을 취소해 줄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위로해줬다. 아~~ 지금까지 내가 기다렸던 답인데~ 속이 시원했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한 마음에 연락처를 알 수 있는지 물었고 개인 휴대폰 번호를 받아 왓츠앱에 등록할 수 있었다. 아 또 한 사람 물을 사람이 생겼구나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추가로 한마디! 너가 여기서 3개월만 지내봐. 너의 친구들이 생기고 너가 어려움에 처하면 다들 너를 도와줄 거야. 그땐 이런 어려움이 있어도 전혀 문제가 안돼, 지금 온 지 얼마안 되었자나~ 지금 어려운 건 모두에게 다 똑같애라며 다시 한번 위로해준다.
다음날 감사 인사를 보내니 등기부등본 확인을 했고 다행히 내가 알고 있는 집주인으로 등록되어 있다는 답을 받을 수 있었다. 바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지만 왓츠앱으로 여러 질문을 할 때마다 친절하게 답을 받을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한 인연이라 생각했다.
한 명의 두바이 공무원을 알게 되었다는 것. 나도 공무원이었지만 이 사실 하나만으로 좀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누가 나에게 사기를 치려해? 나 두바이 공무원 아는 사람이야~ 하는 마음.
두바이에서 주택을 임대하는 것이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 아니란걸 해보면서 알게 되었다.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면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부동산 에이젼시에서 해주는 것도 없고, 일처리도 깔끔하지 못했으며 두바이에 등록된 부동산 자격증도 없는 사람이었다. 부동산 교육받은 서류로 두바이 정부사이트에 부동산 브로커로 정식 등록하였는데 얼마 전에 등록하여 아직 이름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부동산 수수료로 총 임대료의 5%를 가지고 가면서(약 350만원) 정말 하는 일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