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에서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국제 학교에 다닌다. 전체 인구의 90%가 외국인이고, 자국민이 10% 정도인 이곳에 많은 외국인 가족들이 몰려들어와 학교 입학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러시아와 중동 전쟁으로 해당 국가에서 건너온 가족들도 많다. 아이들이 한꺼번에 국제학교에 몰리니 200개 이상의 국제학교가 있고 오픈을 준비하는 학교들이 넘쳐 나도 모든 학교가 웨이팅 리스트까지 풀인 상태가 된 것이다. 하필 그 타이밍에 두바이에 오다니~
이렇게 가려고 하는 학생이 많으니 영어가 모국어 이거나 국제 학교를 다닌 경험이 있거나 수학, 과학, 체육 등을 아주 잘하는 학생은 학교에 입학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또한 이곳 국민이면 학교 입학이 좀 수월하다.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공부를 잘하거나 체육을 잘하거나 특정 부분을 잘하는 학생은 학교 장학금의 형태로 등록금이 면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 두 아이들은 두바이 온다는 것도 겨울 방학 직전에 알았고, 방학 때 한국 학교에 연락해 3월부터 두바이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하는 상황을 설명할 정도로 급박하게 결정된 일이라 준비된 건 국제학교 전학 서류가 다였다.
한국에서부터 준비해와야 하는 전학 서류도 정말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들었다.
나와 남편의 교육 철학은 아이들이 필요하다 요청할 때 사교육을 시키자라고 생각해 첫째가 6학년 겨울방학이 되던해 처음으로 수학 학원이라는 곳을 가보게 되었다, 영어는 커서 외국에 살 기회가 생길 때 생존이라 생각하면 정말 빨리 늘 수 있다는 생각에 영어 공부를 많이 시키지도 않았다. 그래서인지 첫째는 중1이 되어서도 영어가 익숙한 반 친구들 사이에서 소심했던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과목이 영어야라고 했을 정도니까 말이다.
두바이 국제학교의 입학과정은 매 단계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학교에서 연락이 오면 시험과 면접을 보고 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영어에 관심 없던 두 아들의 학교 보내기는 큰 난관이었다. 한국은 3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지만 두바이는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나 6개월 이상을 시간을 그냥 보낼 수도 없고. 학교가 확정된 것도 아니어서 우선 1달은 여러 학교에 학교 투어 예약을 걸어 놓고 시험 예약도 여러 번~ 시험 치는 비용까지 온라인으로 지불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는 학교도 있었고, 방문해도 영어 시험에 통과하지 못해 입학이 불가능한 학교도 있었다(시험 치고 2달 정도가 걸려 최종 답변을 받음). 어떤 곳은 면접 후 첫째는 합격이지만 둘째는 틱이 있어 본인들의 학교는 어렵고 온라인 학교를 알아보라는 곳도 있었다.
몇 달의 시간이 그냥 지나갔다. 조금씩 조급해지는 마음을 다스리며 우선 어학원이라도 먼저 보내볼까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한국인 온라인 그룹에 두바이 어학원 소속 한국인 매니저가 어학원 광고를 하는 게 아닌가? 우선 온라인 인터뷰를 하고 바로 다음 주부터 두 아들들은 어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학교에 다니는 환경과 유사하게 과학, 지리, 수학, 등등 8시 30분에 가서 오후 2시까지 수업이 있었다. 첫째와 둘째는 각각의 나이에 맞게 반이 다르게 배치되었다. 러시아, 키르기스스탄, 일본, 스페인 등 정말 세계 각양각색의 친구들과 수업을 함께 하더니 점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질문도 못 알아듣고 대답도 잘 못하던 아들들이 조금씩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둘째는 소리틱이 점점 심해져 어학원을 몇 달 다니지도 못하고 집에서 나와 함께 있게 되었지만 시도한 것 만으로 괜찮다~~~ 스스로 다잡았다. 여러 개의 원서를 넣던 중 소규모 학교였던 곳에서 서류 통과가 되었다는 연락이 와 합격증을 받고 편한 마음으로 면접을 갔다. 그런데 그날따라 둘째의 소리틱과 운동틱이 심해 CAT4라는 입학시험을 보면서도 증상이 나왔다. 첫째는 최종 합격, 둘째는 우선 틱 치료 센터를 다녀온 후 여름 방학이 끝날 때쯤 다시 생각해 보자라고 하고 웨이팅 리스트에 넣어줄 수 있다고 했다.
서류상 합격이라는 기쁨도 잠시~~ 우선 두바이에 있는 틱 전문 병원을 찾아봤고, 정말 운이 좋게도 입학 예정인 학교 근처에 틱 클리닉 전문 병원이 있어 방문 상담을 했다. 우선 학교를 입학하느냐 마냐의 문제보다 둘째의 틱을 조금 편하게 해 줄 수 있도록 약물 처방과 뉴로피드백이라는 치료를 제안했다.
여름방학이 끝날 때까지 열심히 치료를 받아보자는 생각으로 보험도 되지 않고 거금의 치료 비용을 지불해야 했지만 더 이상의 대안이 없던 터라 10회권을 끊어 치료 받기 시작했고 정말 한 회 한 회 거듭할수록 드라마틱하게 좋아져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학교에 다시 문의를 하니 1년 후 다시 생각해 보자는 답으로 다시 한번 절망하는 순간이 왔었다.
우선 9월이 되어 첫째는 이 학교에 입학을 하였고 둘째는 주변의 도움으로 알게 된 원어민 선생님께 영어를 배울 수 있었다. 일주일에 3번 집에 오셔서 기초부터 부담되지 않게 알려주셨다. 연신 굿보이를 연발해주시며 자신감을 심어주셨고 자연스럽게 듣기, 말하기, 쓰기 등이 점점 좋아졌다. 학교 시험이나 면접을 볼 때도 예비 면접도 진행해주시고 여러가지로 도움을 받았다. 마음이 힘든 그 기간 동안 정말 큰 힘이 되어주셨다. 이후 어학원에 다니며 알게 된 에미레티 가족의 도움으로 에미레티가 다녔던 학교에 입학 상담과 시험을 거친 후 천신만고 끝에 입학할 수 있었다.
틱이 있다는 것을 처음부터 공개해서 진행했고 그래서 인클루젼 팀이라는 곳에서 학생의 상태에 맞게 아이의 수업 수준을 정하고, 보조 선생님을 부모에게 요청해 학교생활 내내 아이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 주었다.
이 학교는 두바이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진 국제학교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원래 공립학교 였다가 민간재단에서 학교를 인수해 국제학교로 운영하는 학교로 다른 국제학교보다 등록금도 저렴했고 스쿨버스비도 저렴했다. 보통 정도의 등록금을 내던 첫째가 년 2000만 원 정도의 등록금이었다면 둘째는 1000만 원 정도였고 스쿨버스비도 타 학교대비 1/4 가격 정도로 저렴했다.
그래서 인도 학생들이 많았던 것 같다.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어 에미레티 아이들도 많이 다니고 있었다. 겨우겨우 들어갈 수 있었던 국제학교지만, 일단 그들의 학생이다 생각되니 그 그룹에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첫째는 더 많은 나라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단기간 내 영어 회화와 라이팅 실력이 급격히 늘었고 두 번째 텀부터 입학한 둘째도 그 학교에 다니는 유일한 한국인이라는 무기로 선생님과 친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행복하게 지냈다. 한국에서 그렇게 공부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더니 여기서는 보조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재미나게 보내고 있었다.
보조 선생님은 매일매일 둘째가 어떤 과목을 어떻게 공부하고 무엇을 배웠는지 A4 노트 몇 장에 걸쳐 매일매일 전달해 주었다. 필요하다고 하면 전화 통화로 함께 방법을 찾아나갔다. 둘째는 뉴로피드백 치료로 틱의 증상이 완화되었다면 마음 편한 학교 덕분에 거의 증상이 없어질 정도가 되었다. 학교가 너무 재밌고 친구들과 재미나게 생활해서 너무 좋다고 하는 그 말에 앞에서는 너무 좋겠다고 깔깔거렸지만 뒤에서는 감사의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 이렇게 좋은 학교라는 곳~~ 들어가기가 너무 힘들어 한국을 돌아가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였지만 우리 아들들의 학교생활은 다행히 해피앤딩이다.
* 두바이 국제학교 전학서류
1) 전학증명서(학교이름, 학교 다닌 기간, 교장 선생님의 직인 필수)
2) 성적증명서(초등학생은 생활기록부, 두바이 학교에서는 3년간을 요청하나 한국학교에서는 6개년 모두 나옴)
* 두 개 서류 모두 교육부 직인이 있어야 함
-> 전학 증명서 및 성적 증명서를 첨부한 후 해당 초등학교에서 교육부로 공문 발송하여 교육부 직인을 찍어 개인에게 발송해 줌
* 모든 서류는 아랍에미레이트 영사관의 직인을 거친 후 한국 외교부 직인이 있어야 공문서로써 인정됨(아랍에미레이트 대사관 직인 필요, 직인 찍힌 서류에 한국 외교부 직인을 찍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