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도 엄마도 재밌었던 친구초대
둘째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었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데 여러 과목의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 친구들과 사귈 여유가 있을까 싶었는데 나의 기우였다. 어느새 단짝 친구들이 생겨 주말이면 친구들과 줌으로 게임도 하면서 점점 친해지는 것 같았다.
학교가 집에서 멀어 학교 친구들과도 학교에서만 함께 놀 수 있었지 한국처럼 학원에서 만나거나 동네에서 만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한국에 대해 궁금해하는 친구도 많아 그럼 시간이 될 때마다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자라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겼다.
어떤 날은 친한 친구 한 명을 초대해 김밥도 만들고 집 근처 쇼핑몰도 가고, 동네 자전거도 함께 타며 주말을 보내기도 하였고 4~5명의 친구와 엄마들도 함께 초대하여 커뮤니티 수영장도 가고 내가 비빔밥, 김밥, 샐러드를 준비하면 친구 엄마들은 전통 인도 음식이나 후식을 챙겨 와 한국 음식도, 인도 음식도 함께 먹어볼 수 있었다. 다들 일본 음식이나 중국 음식은 먹어본 경험이 있으나 한국 음식은 처음으로 먹어본다 말하며 건강식 같아 너무 좋다고 이야기를 했다. 여러 야채를 돌돌 말아먹는 김밥이나 섞어서 먹는 비빔밥이 신기했나 보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한식!!
차 한잔 하며 서로의 생활을 공유하며 인도에 남아 있는 연세 드신 부모님이 치매에 걸려 어찌해야 하는 걱정에서부터 다리가 아프셔서 병원을 가야 하는데 어느 병원이 좋은지~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유대감이 생겼다.
아이들은 새롭게 먹어보는 한국 음식에 신나 했고, 둘째는 집에서 맞는 친구들과의 모임이 좋은지 하루 종일 기분 좋게 수영장도 가고, 운동도 함께하며 재미나게 보냈다. 이렇게 몇 번의 초대로 아이들은 좀 더 친해진 것 같았다.
그리고 이렇게 만난 엄마들과 아이들의 모임은 우리 집이 아닌 야외 공원 모임으로 확장되었다. 야외에서 시켜 먹는 피자와 치킨. 그리고 각자가 준비해 온 다양한 음식들로 재미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이곳에서도 아이들 과외는 어떻게 시키는지, 청소하는 내니를 잘 구하는 법, 인도음식/ 한국음식을 하는 레시피 등을 공유하였다. 인도 엄마들도 한국인의 피부에 아주 관심이 많았고 부럽 다고 연신 치켜세워 주었다.
피부관리를 따로 하는 것도 아닌 상황에 피부가 깨끗하고 하얗다고 하니 내심 좋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깨끗하고 하얀 피부와 인도 엄마들이 좋다고 하는 정도는 갭이 아주 큰 걸 안다.
넷플릭스에서 하는 한국영화에도 아주 관심이 많았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마지막까지 보게 된다고도 하고 미국 영화 등은 폭력적이고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내용이 많이 못 보게 하지만 한국영화는 아이들에게도 너무 좋은 스토리가 많아 보는 것을 허락한다라고도 했다.
아들은 친구들을 자주 만나서 좋고 나는 친구 엄마들과 대화하며 또 다른 세상을 알게 돼서 좋았다. 두바이 돌아가는 이야기, 인도 이야기 등등 내가 한국에 있었으면 생각해보지도 못할 상황에 또 한 번 이 시간을 즐기자 생각했다. 둘째가 친구들과 보냈던 추억이 생각날 때마다 그때 너무 좋았지라며 미소 짓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