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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생활기) 첫 번째 여름방학 보내기 2탄

터키에서 일주일

by 일일시호일

오랜만에 만난 친구 커플이 집으로 초대해 줬다. 칼칸은 해안가 도시지만 북쪽으로는 산으로 둘러 쌓여 있다. 친구는 남편과 독일에 살다 터키로 오면서 지금 살고 있는 쪽에 산을 샀다고 한다. 몇 천평 정도 되는 것 같다. 외동인 친구의 부모님은 이스탄불 아래 해안도시에서 살고 계신데 칼칸으로 와 함께 집을 지으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임시로 컨테이너 박스로 지은 간이 주택에 살고 있었다. 산중턱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 몇 개 동으로 지어진 집 아래로 산으로 둘러싸여 전망이 너무 좋았다. 키우고 싶은 나무들을 곳곳에 심고 집 앞에는 채소들도 심어놓고~ 학교 다닐 때 정말 이스탄불 도시 차도녀였는데 자연 속에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새로웠다. 나무로 된 집을 지으면 우리 가족들을 초대해 준다고 했다. 아~~~ 열심히 모아 놓아야겠다.


지금 오즈케의 남편은 나와 학교 다닐 땐 남자친구였다. 학교에서 오즈케가 올 때쯤엔 집 청소도 해 놓고 매일매일 맛있는 요리를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한 요리를 해놓았었다. 지금도 남자친구가 만들어준 티라미수 케이크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휘리릭 휘리릭 몇 번만 하면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들이 만들어졌다. 학교에 싸 오는 샌드위치도 너무 부러웠다. 매일매일 달라지는 살라미와 치즈, 양상추 등과 함께 맛난 소스가 뿌려진 샌드위치가 지금도 생각난다.


그랬던 오즈케의 남자 친구가 남편이 된이후 요리도 오즈케가 더 많이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늘 요리도 오즈게가 만든 전통 터키요리였다. 첫째와 남편은 오즈게 남편과 산책을 가고 둘째는 야외 식탁 자리에서 만들기를 시작했다. 나와 오즈케는 음식을 준비했다.


산책을 다녀온후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병아리 콩으로 만든 수프와 고기 동그랑땡 같은 것도 있고 마지막으로 터키 전통식 달달한 디저트도 맛볼수 있었다.


식사 내내 학교 다녔을 때, 그리고 10년 정도 지나 오즈케 커플이 독일에 살고 있을 때 남편과 내가 그곳을 찾아갔던 추억도 이야기했다!! 우리에겐 나와 오즈케만이 아닌 부부 동반 추억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제는 오즈케 이모가 엄마 친구 중에 제일 좋다라며 아이들도 동반 추억만들기에 합류했다.


밤늦게 오즈케 남편이 먼저 차를 몰고 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안내해 줬다. 깜깜한 밤에 길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집에 겨우 도착해 우리는 또 푹 잠에 들었다. 멋진 별과 바닷소리까지 더 이상 좋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아침식사를 위해 슈퍼에 장을 보러 차에 탔다. 그런데 좀 이상한 느낌이~~~ 타이어에 펑크가 난 것이다. 렌터카 회사에 전화를 하니 자신들은 공항 근처를 제외하고 이런 문제에 대해 서비스를 못해준다고 한다. 아 이를 어쩐다~~~ 우리는 구글 지도에서 산 넘어 정비소를 찾아 그곳으로 갔다. 자동차 관련된 업소들이 여러 개 모여 있고 로컬 음식점들도 보였다. 우리는 이 비상 상황에서도 오~~ 저기 레스토랑 가보자며 좋아했다.


정비소에는 70대쯤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불가한 상황~ 할아버지가 옆 정비소에 도움을 청해 젊은 분이 나오셨고 그분이 할아버지에게 우리의 문제를 통역해 주셨다.

결론은 보험사에서 바퀴 간다고 보상도 안 해줄 것 같은데 그냥 중고 타이어로 바꾸어 줄 테니 며칠간 타고 다녀 그러셨다. 가격은 5000원 정도!!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저렴해 기분이 좋아졌다. 할아버지 일하는 옆에서 배달 오는 터키차도 마시고 수다도 떨다가 주변에 있던 레스토랑에 다녀오겠다고 하고 그곳에 갔다.


케밥과 비르 아니 등등 4인분을 주문했는데 10000원이 넘지 않았다. 정말 양이 푸짐하고 화덕에 구워준 피자도 있었는데 세상에~ 집 근처에는 거의 3~4배 수준이었는데. 역시 관광지라 그렇구나 하며 신나게 포장음식을 가지고 고쳐진 차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아무리 좋은 집이라도 다른 나라에 몇 시간을 아이들만 있게 해서 그런지 우리를 엄청 반겼다. 레스토랑 음식의 맛과 양과 질에 우리 가족은 또 한 번 감동했다.


오후가 되어 오즈케 커플이 왔다. 내일은 오즈케 남편과 나의 남편이 문화유적 등 관광하고, 그다음 날은 오즈케와 내가 관광을 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집이 좋은지 집 밖을 나가려고 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이틀간 남남 여여 커플이 관광을 하고 저녁이 되면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해 먹거나 시켜서 함께 먹었다.


어떻게 일주일이 지나간 줄 모르게 가버렸다. 해외에 친구가 있으니까 이렇게 가족들과 와도 어디가 맛집인지, 좋은 곳인지, 관광지인지 다 알고 있었다. 시장도 함께 돌아다니고 맛있는 레스토랑도 가고 남편과 나는 새벽에 유명하다는 관광 스폿들을 조용히 돌고 오기도 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바로 어제 그곳에 있었던 것 같다. 풀장에서 보내던 여유로운 일주일이 너무나 그립다.!!!

다시 터키 칼칸에 갈 수 있겠지? 그날을 꿈꾸며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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