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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생활기) 첫 번째 여름방학 보내기 1탄

지금도 설레는 터키 칼칸

by 일일시호일

두바이가 세계의 허브가 될 수 있었던 건 지리적 여건도 한몫 한 걸 살아보면서 알았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태평양의 호주까지도~~~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자리다. 6월 말 여름방학 시즌이 되면 두바이의 공항은 난리가 난다. 두바이에 직장은 있지만 자신들의 나라에 가서 몇 달씩 쉬다 와도 되는 신의 직장인들도 다.


특히 7월부터 8월 말까지 습하기도 하고 50도를 육박하는 뜨거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1분만 걸어도 온몸이 사우나 한것처럼 땀이 줄줄흐른다. 이런 환경이 두바이 탈출을 감행하도록 촉진한다. 이 때는 자국민들도 유럽으로 피신을 가기 때문에 두바이 도시 전체가 텅텅 빈 느낌이 된다. 차가 없어 운전하기도 좋고 이때만 잠시 두바이 거주 비자가 있는 사람들 대상 특급 호텔의 반값 예약의 특전도 있다.


우리도 첫 번째 여름휴가를 맞이하며 설레어했다. 어디를 가지? 고민을 하다 터키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같은 과 친구로 터키 사람이고 남편은 오스트리아 사람이다. 독일에서 살다 몇 해 전부터 터키로 돌아와 칼칸이라는 곳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칼칸은 영국인들이 은퇴하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이라고 한다.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지 않고 연중 태양을 볼 수 있는 작은 어촌 마을로 소박하지만 관광객이 많은 동네다.


일주일 계획을 잡고 우선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다. 일주일에 약 120만 원 정도 하는 풀빌라를 예약했다. 풀은 입주자들이 함께 쓰는 별장용도의 빌라였는데 풀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정말 환상적이었고 직접 가보지 않은 사진만으로도 너무 멋졌다.

비행기표도 저렴하게 구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에는 유럽으로 가는 위즈에어라는 저가항공 이용이 가능하다. 비용은 미리 예약만 하면 왕복 20만 원 정도로 유럽을 다녀올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네 가족 비행기표 비용은 100만 원 이하로 해결했다. 비록 비행기에 물도 유료이고 좌석도 무지 좁았지만 4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다 생각하고 예약했다.

차도 렌트 했다. 일주일에 약 50만 원 정도 하는 소형 승용차였는데 일주일이니 괜찮다 생각하고 예약했다. 그렇지만 이 차 예약은 좀 실수였다~ 좀 더 넓고 브랜드 있는 렌터카도 했어야 했는데. 낭비되는 에너지가 너무 많았다.


드디어 터키로 떠나는 날~ 우리는 택시를 타고 아부다비 공항으로 갔다. 비행기를 타고 터키 안탈리아 공항에 내려 렌터카를 찾았다. 전화를 하면 터키어를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바꾸고 몇 번을 하더니 거의 두 시간 만에 렌터카 업체와 연락이 되었다. 그동안 나는 터키 친구와 통화하고, 터키 친구는 렌터카 업체와 싸우고. 거의 40도 되는 날씨에 네 명이서 왔다 갔다 하며 불쾌지수는 있는 대로 상승했고 막내와 남편은 어느새 사라져 버거킹 햄버거를 사 왔다. 햄버거 4개에 8만 원이라니~~~~~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터키 전체가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해 미국브랜드 체인점 음식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정말 낚였다 생각하며 터키에 실망~ 그래도 대기하고 있는 렌터카 기사 분을 만나 우리가 렌트할 차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된것 만으로 기분을 풀려 노력했다. 속으로 그냥 좀 더 좋은 렌터카로 예약해서 공항에서 바로 차 받아가는 게 좋았겠다 후회했지만 너무 늦은 후회였다.


모든 에너지를 다 쓰고 겨우 렌터카를 인수 받아 칼칸으로 향했다.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해서 잠깐 들른 터키 마트에서 물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싸도 너무 싸다!!! 얏호를 지르며 먹고 싶은 건 다 사~~!! 그러면서 과일이며 과자며 음료수에 터키 전통 쿠키까지 정말 먹고 싶은 건 다 샀다.


칼칸 에어비앤비 집이 너무 가파른 언덕에 좁은 골목길을 지나 있어 처음에는 힘없는 승용차에 뒤로 가면 안 되는데 걱정까지 했다. 집 앞에 도착한 우리는 너무 행복했다. 아~~~~~ 너무 좋다. 입구부터 아름다운 꽃에 다른 풀장을 쓰는 옆집에서는 온 가족이 바비큐 파티를 열고 있었다. 우리가 여기서 일주일을 있다니~~~~ 꺅~ 너무 좋다. 집안으로 들어간 우리는 정말 호들갑을 있는 데로 떨었다. 집주인은 미국에서 직장을 다니고 가끔씩 이곳을 찾나 보다. 별장처럼 쓰는지 가구나 주방 용품들이 예사롭지 않게 다 이뻤다. 바닥은 유명한 터키 대리석에 2층은 주방, 거실에 방 하나 3층은 방과 욕조가 있는 샤워실, 세탁실 그리고 큰 테라스가 있었다. 아 아침에는 바다를, 밤에는 하늘의 별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행복했다.



첫날 하루는 우리끼리 있자라고 하며 친구 커플도 내일 놀러 와라고 말해 놓고선 그냥 푹 쉬기로 했다. 아이들과 남편은 지하 창고에 가서 튜브와 안전 조끼를 찾아와 착용하고 바로 풀장으로 들어갔다. 막내와 나는 3층, 남편과 첫째는 2층 방으로 정하고 짐정리부터 하기 시작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칼칸의 바다는 정말 장관이었다. 이렇게 좋은 곳 오라고 오늘 공항에서부터 이렇게 고생했구나 생각할 정도였다.


아이들과 수영을 하고 중간에 들른 마트에서 사 온 재료들로 맛있는 요리를 해 먹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정신없이 놀고 하루가 가버렸다. 테라스에서 비치 의자에서 본 밤바다와 별은 내 평생 잊지 못할 장관을 선사했다. 나 누구에게 감사하다 해야지? 속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아침이 되자 드디어 친구 커플이 왔다. 여러 가지 야채와 잼과 요리를 한 아름 들고 들어왔다. 우리 아이들은 처음 보는 터라 어색할 줄 알았는데 네 베프 오스게는 사랑스러운 눈으로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해주었다.

너무 귀엽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며 자연스럽게 서로 가까워진다.


나와 오스케는 거의 20년 전 학교 다닐 때 함께 했던 친구들을 이야기하며 끝없는 수다가 이어졌다. 남편과 오즈게 남편, 그리고 아들 줄은 조용히 사라진다. 그리고 어느새 아래 풀장에 걸터앉아 또 다른 남자들의 수다가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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