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소르여행기 2
우리가 5일간 머물렀던 이집트의 빌라에는 주방시설이 갖추어져 있었지만 이제 새로 시작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없는 게 많았고 밥을 해 먹는 건 불가능했다. 아침은 빌라에서 제공해 주는 것으로 해결하고 점심은 대부분을 다니면서 먹는 것으로 하고 저녁은 숙소 주변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으로 계획했다.
우선 다음날부터 숙소에서 밥을 먹으러 갈 때도 툭툭이 등 교통수단이 필요했다. 흙바닥으로 된 길에는 소와 가축들, 사람들이 엉키어 걸어 다니고 있었다. 빌라 앞집은 1층은 지었고 2층, 3층은 아직 공사 진행 중인 건물이었지만 층마다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운이 좋게도 1층에 초등학교 고학년정도 되는 아이들이 툭툭이 운전을 하고 있었다. 안쓰러운 마음이 가득했지만 아이들은 그곳에서 나름 행복하게 보였다. 나는 카카오톡과 같은 왓츠앱을 통해 연락처를 받고 툭툭이가 필요하면 연락해도 되냐고 하니 너무 좋다고 한다. 보통 한번 나가는데 1000원 이하가 들었다.
룩소르 도착 후 이틀째 우리는 룩소르의 도심에 있는 카르타크를 갔다 시장, 마지막에 000에 가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소하공항에서 봤던 기사가 온다고 알고 있었는데 다른 기사분이 집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물어보니 자기에게 일할 수 있는지 연락이 와서 왔다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전혀 설명이 없었다. 일단 알겠다고 하고 가족들 모두 차를 타고 이동했다.
카르타크 신전은 이집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신전이라고 한다. 그쯔음 엄마가 발목이 아파 자유롭게 걸어 다니는 게 어려운 상태였다. 안내데스크에서 도움을 요청하니 휠체어가 있고 휠체어를 밀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당연히 무료라고 생각했는데 전화를 걸더니 주변 상점에 일하는 사람이 휠체어를 끌고 왔다. 비용을 물어보니 엄마가 편한 게 낫겠다 싶어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 결정은 우리 가족들에게 신의 한 수였다. 어디를 가든 뒤에서 휠체어를 밀어주기도 하고 설명도 해주는 청년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그 넓은 곳을 사진도 찍고 여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 아이들도 이집트 조각과 문양, 기둥 등이 너무 신기한지 연신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곳을 나와 룩소르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에 갔다. 정말 먹고 싶은 것을 다 시켰는데도 15만 원이 안 나왔다. 아이 들만한 생선과 샐러드, 수프 등등 여러 이집트 전통 음식을 먹어볼 수 있었다. 그래도 다시 방문한다면 큰 생선 요리는 제외할 것 같다. 가격도 가장 비쌌고 우리나라사람들에게는 좀 비린 맛이 강했던 것 같다.
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각자 원하는 곳을 둘러보고 기념품도 사고 특히 이집트에서 유명한 향신료인 후추, 잣 등의 넛츠류를 샀다. 나중에 숙소에서 먹는데 정말 너무 맛있어서 조금만 산 게 후회될 정도였다. * 그곳의 연락처가 있는 사진을 첨부한다. 주인이 젊은 청년으로 다른 상점보다 가격을 높이 부르지 않고 정직하게 말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기념품은 여동생 두 명이 거의 가격을 1/10 가격으로 만들어 버렸다. 작은 기념품 자석 장식품, 보석함, 파라오오 무덤 모형 등 다양하게 사 올 수 있었다.
시장을 나와 노을을 보며 룩소르 신전으로 갔다. 카르타크 신전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작은 석상이 카르타크와 시장을 바라보며 길처럼 양쪽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이제 좀 지쳐 그늘에 앉아 쉬었다. 엄마도 힘드셨는지 그늘에 앉아 계셨고 나와 여동생들, 남편은 돌아가며 부지런히 보고 사진을 찍었다.
돌아오는 길~ 푹소르에서 가장 크다는 마트를 들렸다. 우리나라 이마트 에브리데이 정도의 마트였는데 여동생 두 명과 아이들이 우르르 들어갔다. 과자와 과일 등등을 사고 싶은 만큼 많이 사 왔다. 그래도 5만 원 정도도 안 나왔던 것 같다. 이 물건을 사니 그곳 주민들과 마트 주인이 계속 쳐다봐 너무 민망했다고 한다.
거의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차로 운전해 주셨는데 10만 원 정도를 드렸다. 여기 물가가 정말 저렴하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다. 12인승 승합차에 기름 값도 본인이 부담하는데 10만 원 정도라니~
집까지 태워줘 정말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사실 소하에 왔던 기사분보다 훨씬 젠틀하고 영어도 잘해서 다들 마음에 들어했다. 우리는 소하 공항에 왔던 드라이버에게 전화해 내일도 같은분이 오면 좋겠다고 했고 오케이 답변을 받았다.
그다음 이야기는 왕가의 계곡과 환전과 관련된 에피소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