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우리는 ④
[불길했던 징조들]
2월 초쯤에 윗니 세 개가 허무하게 빠져버리는 몹쓸 꿈을 꾼 적이 있었다. 어머니도 몹시 흉한 꿈을 꾸시고는 자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넣으셨었다. 여동생은 칼을 베고 자는 꿈을 꾸었다며 울먹거렸었다. 숙부님의 딸 하나는, 아랫니가 빠졌었다고 한다. 형이 죽던 날, 숙모님의 운세에는 문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고 했다. 올해 나의 토정비결에는 집안에 근심수가 있다고 쓰여있던 것도 기억난다..
형을 묻고 온 후에는 꿈에서 내 오른쪽 어금니가 빠져버렸다. 그 다음다음날 꿈에선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게 체포되기도 했다. 아버지께선 꿈에서 떼거지로 몰려든 사람들의 몰매짓을 피하느라 발버둥 치셨고, 그 때문에 어머니는 밤새 잠 한숨 못 자셨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사건이 나기 전 김훈작가의 <화장>을 읽은 것도 우연은 아닌 것 같았다. 세상은 어쩌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수많은 필연들로 이루어진 것인지도 몰랐다. 무심히 지나쳐온 모든 게 불행의 예고였다. 그럼에도 또다른 불행이 우리를 찾아올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