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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 같이 행복해지기 위해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버텨주기

by Hannah

나와 두 아이들의 일상을 지킬 수 있는 것은, 각자 자기 자리에서 맡은 바를 해내기 때문이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아침으로 샌드위치, 수프와 곁들일 과일을, 내 점심 도시락을, 아이들의 오후 간식을 준비한다. 출근해서 열심히 돈을 벌며, 틈틈이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두 아이는 차려진 아침밥을 먹고 싱크대에 설거지 거리들을 넣어두고 등교한다. 하교 후 친구들과 놀다가 수학학원에서 매일 2시간 공부하고 돌아온다. 6시 즘 다 같이 집에서 만나 간단한 저녁을 먹고, 갈맷길 운동을 하고 샤워한 다음 식탁에 마주 앉아 그날의 공부를 하며 마무리를 한다.


주중의 이 단순한 패턴의 일들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반복되고 이어진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들은 부지런하거나 극성이라서가 아니라 체력적으로 받쳐주고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버텨주기에 가능하다. 소소한 돌발 상황들은 대처 가능하도록 미리 예행연습을 거쳤기에, 우리는 그럭저럭 평범하게 잘 지낸다.


나는 나의 건강을 위하여

매일 영양제 및 당뇨약 잘 챙겨 먹기

주 5회 이상 저녁 식사 후 아이들과 함께 갈맷길 운동 및 홈트레이닝하기

월경 주기를 체크하여 감정적 변화를 다스릴 수 있도록 하기

석 달에 한번 피검사 통해서 당뇨와 혈당 체크하기

2년에 한 번 정기적인 건강검진받기를 빠짐없이 한다.


또한 잘 자는 것이 중요하기에, 밤 10시 전에 침대에 옹기종기 모여 눕는다. 대부분 내가 피곤해서 아이들보다 먼저 잠들곤 한다. 그래도 잠들기 전에, 아이들과 하루의 안부를 이야기하고 감사 기도도 빼먹지 않는다. 좀 더 기운이 있는 토요일 밤에는 내가 지어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아이들이 미취학일 때부터 시작한 이 이야기는 거의 천일야화급이다. 그때그때 급조해 내는 거라 기억도 나지 않는데, 아이들은 곧잘 기억해 내고 다음 이야기 내놓으라고 성화다. 아무래도 재밌는 모양이다. 대부분 부모 자식 간의 슬프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지어내는데, 그 끝은 눈물바람이다. 깜깜한 방 안에서 아이들과 나란히 누워서 실감 나게 연기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아이들이 감동하고 훌쩍거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나날이 연기가 느는 듯하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 밤, 서로의 숨소리를 들으며 함께 잠든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 잠든 아이들의 말간 얼굴을 보면, 또 한없이 감사해서 아직 따끈따끈한 발을 내 이마에 대고 기도한다. 보잘것없는 나를 믿어주고 의지해줘서, 또 용기가 난다.


우리의 일상은 나만 경제적인 짐을 들고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일원으로서 각자의 몫을 해내기에 행복하게 지켜진다. 아이들이 없으면 내가 주 5일 회사에서 버틸 수가 있을까? 물론 아이들도 내가 없으면, 매일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고 꿈을 향해 나아가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귀하고 어여쁘기에 우리의 일상을 지켜내야 한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삶의 어떤 명분을 꼭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꽉 잡아줄 어떤 무언가가 있다면, 해낼 것이다. 그 명분이 우리를 버틸 수 있도록 지켜줄 것이고 행복하게 해 줄 거라 강하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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